육군, 서울·대전현충원서 합동안장식
열여덟에 6·25 참전해 전사…정창수 일병 등 13명 영면
6·25 전쟁 격전지에서 장렬히 산화한 '호국 영웅' 13명이 70여 년 만에 영면에 들어갔다.

육군은 22일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6·25전쟁 전사자 발굴 유해 합동 안장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13명 중 8명인 고(故) 김석주·정환조·송병선·정창수·김시태 일병, 고병수·임석호·장채호 하사 등은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황부연 이등중사, 노승한·임호대 일병, 이상하·박부근 이등상사 등 나머지 5명의 유해는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 가운데 김석주·정환조 일병은 6·25전쟁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로 참전했다가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함경남도 장진에서 발굴된 이들 유해는 북미 합의에 따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에서 보관하다가 신원이 확인되어 지난 9월 미국 하와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통해 71년 만에 대한민국으로 귀환했다.

송병선 일병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8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횡성지구 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열여덟 나이에 참전했다가 한 달 만에 전사한 사례도 있다.

6사단 소속으로 춘천-화천 진격전에 참전한 정창수 일병이다.

이 밖에 같은 6사단 소속이던 임호대 일병의 경우 100일도 되지 않은 어린 딸을 뒤로한 채 자원입대했고, 강원 양구군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한 8사단 소속 박부근 이등상사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현충일마다 절을 찾아 오빠의 제를 올렸다는 박 이등상사의 동생 귀선(82) 씨는 "생전에 오빠를 국립묘지에 모시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드디어 모실 수 있어 한없이 기쁘기도, 그간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있었다는 생각에 서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조사에서 "육군은 소중한 생명을 바쳐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가족을 지키고 지금의 평화와 번영에 자양분이 된 선배님들의 희생과 애국심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선배님들께서 짊어지셨던 숭고한 사명을 후배들이 당당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현충원 안장식은 남 총장 주관으로, 대전현충원 안장식은 안병석 육군참모차장 주관으로 각각 진행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행사 병력을 최소화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육군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