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전담치료 병상이 없어 10여시간을 거리에서 헤맨 끝에 출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전담치료 병상이 없어 10여시간을 거리에서 헤맨 끝에 출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담병원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전담치료 병상이 없어 10여시간을 거리에서 헤맨 끝에 출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1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10시께 출산 예정일을 이틀 남긴 30대 임산부 A씨가 진통과 함께 하혈을 시작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출동한 119구급대는 A씨를 다니던 산부인과로 이송했겠지만 A씨는 남편과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 중이었기 때문에 일반 산부인과로 이송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방역지침상 응급환자가 확진자라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이송해야 하기 때문에 A씨 역시 이 같은 지침에 따라 전담병원에 있는 산부인과로 가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담병원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른게 문제였다. A씨를 구급차에 태운 119구급대원들이 인근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확진자 병상이 다 찼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경기 남부권뿐 아니라 북부권과 서울, 인천까지 병상을 수소문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두 시간 가까이 거리를 헤매던 중 다행히 A씨의 진통이 잦아들었고, 우선 귀가 조치 했다.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5일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6.4%(837개 중 723개 사용)로 90%에 육박한다. 사진은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5일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6.4%(837개 중 723개 사용)로 90%에 육박한다. 사진은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새벽 2시35분께 A씨의 진통이 다시 시작됐다. 재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다시 한 번 수도권 병원들을 수소문했고, 비교적 가까운 충청권 병원까지 총 40곳이 넘는 병원에 문의했지만 병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분만실을 찾아 5시간가량 헤매던 중 진통 추기가 5분 간격으로 빨라지는 등 출산이 임박하자 A씨는 구급차에서 분만을 시도하는 방법까지 고려했고, 그 순간 서울의 한 병원에서 병상 한 개가 확보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최초 신고 후 10시간여 만인 오전 8시10분에야 서울의 병원에 도착해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

병상부족 자체도 문제지만 모든 전담병원이 산부인과를 갖추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임산부의 경우, 병상을 찾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4%(1298개 중 1056개 사용)에 달한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 가동률은 86.4%(837개 중 723개 사용)로 90%에 육박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