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2시간 만에 종료…"김정태 회장에 부탁? 진술 외 자료 없어"
곽상도 "검찰, 다른 '50억 클럽'에 면죄부"…밤 늦게 구속여부 결정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출신 곽상도 전 의원이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곽 의원은 이날 오후 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심문 과정에서도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청탁받은 경위나 일시, 장소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며 "검사는 제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부탁했다고 생각하는데, 과거 김만배씨가 남욱에게 (이러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자료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가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큰돈을 벌었다는 것은 다 아시지 않느냐"라며 "그래서 이런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일당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이른바 '50억 클럽'과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얘기가 됐는데도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저밖에 없다"며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면죄부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50억 클럽'이 실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검찰 차를 타고 법원에 오는 통상적인 구속 심사 대상자와 달리, 곽 전 의원은 개인 차량으로 법원에 도착한 후 취재진이 없는 출입구를 통해 심사 법정으로 향했다.

심사는 10시 30분께부터 서보민 영장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고, 낮 12시 30분께 끝났다.

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은 시간 또는 이튿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50억 클럽' 의혹 관련자 중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만큼,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로비 의혹 규명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25억원 가량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