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이수정 경기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이수정 경기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일 "강력범죄 피해자 80%의 성별이 여성이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정책 등은 남성 위주가 되기 어렵다"며 본인의 선대위 합류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이준석 대표의 논리를 반박했다. 윤석열 후보의 젠더 감수성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제가 젊은 남성들의 입장을 모르지 않는다. 옆에서 지켜봤을 때 어떤 종류의 불안감이나 박탈감 같은 게 있다"며 "제 세대의 남성들이 누리던 특권을 이제 젊은 남성들이 이 사회에서 누리기 굉장히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군대도 1년 이상씩 공백이 생기다 보니 사회적으로 출발할 때 남녀의 차이가 물리적인 기간에서 불가피하게 차이가 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전혀 배려해주지 않는 현실 같은 것들이 젊은 남성들의 불만을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 대표가 본인의 선대위 합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에 대해선 "반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형사정책 분야에서 피해자들을 주로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세우다 보니까 오해를 유발했던 것 같다"며 "강력범죄 피해자 80% 성별이 여성이다 보니까, 만약 80%가 남성 피해자였다면 아마 남성들을 위한 정책을 좀 더 많이 쏟아낼 수 있는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돌아오면 여러 대화를 나눠 충분히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젠더 감수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갈 길이 먼 것은 맞는 것 같다. 본인이 살아온 검사로서의 인생 이런 데서 사실 (젠더) 감수성을 깊이 갖기는 어려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분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굉장히 정의롭게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본인을 겨냥해 정치 욕심을 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 것에 대해선 "사람이 자기의 세상에 너무 집중돼 있으면 다른 사람도 다 그런 생각을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제 직업이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 하찮은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을 원하시는 분들이야 국회를 가는 게 소원이겠지만, 저는 그런 소원을 갖고 있지 않아 다음 학기 수업을 이미 다 등록해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이 교수의 선대위 합류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교수가 생각하는 여러 방향성이란 게 지금까지 우리 당이 2021년 들어와서 견지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강하게 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아동 인권 보호에 앞장서온 이 교수의 행보가 젊은 세대의 남성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당 선거전략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후 이 교수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 대표가 이 교수의 선대위 합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어 윤 후보가 당대표를 '패싱'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지점이다. 이와 동시에 윤 후보의 충청권 일정 사전 미고지 등이 현재 이 대표의 '잠적'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