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감수하는게 정치인의 몫…타격 있어도 아무것도 안하면 안돼"
아내 사고 악성 소문에 "처음엔 화났지만 지금은 아냐…과하면 반작용"
"찔러도 피 안날 것 같은 사람? 보통 인간"…부친 생각에 눈물
이재명 "정치인, 해야 할 일은 합의 안돼도 강제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30일 정치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해 "합의되지 않더라도 해야 될 일을 강제하라고 권한이 주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찬성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걸 감수하는 게 정치인의 몫"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 의사를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관철하는 힘이 바로 권력"이라며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갈등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신 정치인한테는 타격이 온다"며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적이 많다.

우리는 다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측면을 내세우면서 "제가 찔러도 피가 안 날 것 같은 뿔난 사람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며 "추진력이라는 게 잘못 인식되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살아온 과정이 '엄청 거칠겠구나'하는 일종의 선입관을 만들어 낸다"며 "(그러나 저는) 인간이다.

보통의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아내 김혜경 씨의 낙상 사고를 둘러싼 악성 소문에 대해 "처음에는 무척 화가 났다"면서 "요즘은 별로 화가 안 난다.

너무 일상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하면 반드시 반작용이 있다.

지나치게 넘어오면 반격할 수 있다"면서 "경호 인력이 왜 못 봤느냐고 하는 데 '사생활에 경호 인력을 쓰지 않습니다' 이건 공격할 찬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별명이 꽤 많은데 가장 지향하는 것은 고길동"이라고 말했다.

고길동은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다.

'싸움닭'이란 별명에 대해선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고 해서 싸움닭이라는 별명이 만들어졌는데 저는 좀 싫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생일에 작고한 부친을 회고하며 "제가 아버지가 돼 보니까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며 "너무 슬프다.

제가 화해를 진짜 제대로 못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꿈에 대한 질문에 "아마 '대통령이 되는 것' 이런 답을 기다렸을 수 있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재밌고, 희망도 있고, 과감하게 도전도 할 수 있고, 그래도 불안하지 않은, 누군가 마지막 순간에는 듬직하게 버텨주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서 "더 궁극적으로는 제가 언젠가는 죽을 텐데 마지막 순간에 '재밌었어, 후회하지 않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대하지 않는 것들을 많이 성취하고 얻어봤기 때문에 매우 과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어떤 경우보다 빨리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지금 상태를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가능하면 제가 꿈꾸는 세상을 좀 더 빨리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