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방역패스’ 확대 등을 검토해 26일 발표하기로 했지만 자영업자의 반발에 부딪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25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험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방역대책 발표는 추후 하는 것으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추가 방역조치를 논의했다. 회의에선 식당·카페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 18세 이하 청소년도 방역패스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추가 논의를 거쳐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적 모임을 다시 제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월에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집중적으로 접종을 진행하겠다”며 “(접종 후 면역도가 올라가기까지) 4주 동안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정책을 일부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추가 접종률이 충분히 높아질 때까지 사적 모임을 제한해 의료대응 체계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재 사적 모임이 가능한 최대 인원은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연일 최다 기록을 세우고 있다. 24일 위중증 환자는 612명으로 처음으로 600명을 넘어섰다. 전날 세운 최다 기록(586명)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사망자는 39명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가장 많았던 지난해 12월 28일(40명) 수준에 근접했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은 여전히 빠듯하다. 전날 기준 서울·인천·경기 등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8%다. 정부는 이번주부터 병상 확충 행정명령에 따라 입원 가능한 병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가동률이 80%를 웃돌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