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병준 '보직변경' 거론…주변서 '용퇴' 압박도
권성동, 김종인 방문해 '성의'…이종찬도 중재 시도
'김병준 거취' 선대위 뇌관 돌출…윤석열-김종인 담판 짓나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선대위 구성의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보류한 이유로 김병준 전 위원장의 보직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있는 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없을 것"이라며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그런 취지의 구체적인 의사 표현을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주말인 지난 20일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김종인 전 위원장 사무실을 찾으면서 세 사람 사이 갈등 리스크는 해소된 듯했다.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당일 밤 이준석 대표를 통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을 연기하라고 요구하고, 윤 후보가 이를 거부하면서 파국으로 향한 듯한 모양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사무실을 방문한 한 야권 인사에게도 "윤 후보가 김병준을 내세워 나를 견제하려고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의 '용퇴'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윤 후보의 '문고리'로 지목한 장제원 의원이 전날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물러난 것처럼 김병준 전 위원장도 상임선대위원장 자리를 내놔야 한다는 요구로 보인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가까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본인께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신다면 말릴 수 없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도 전날 기자들에게 김병준 전 위원장 인사 번복 가능성과 관련, "전체를 위해 다른 선택을 한다면 그런 것은 존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다시 "김병준 전 위원장을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처럼 특별조직으로 정리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느낌"이라며 '보직 변경'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병준 거취' 선대위 뇌관 돌출…윤석열-김종인 담판 짓나
그러나 윤 후보 측의 입장은 완강해 보인다.

지난 22일 최고위를 통해 이미 정식으로 의결한 상임선대위원장 인사를 되돌릴 경우 윤 후보의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요구를 사실상 윤 후보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장제원 목을 내놨더니 이제는 김병준 목도 내놓으라는 식"이라며 "윤 후보가 '김종인 빼고 간다'고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물밑 중재 노력은 계속됐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 선대위 구성안을 놓고 조언을 구했다.

윤 후보의 핵심 참모로서 '성의'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후보를 물밑 지원해온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선대위 합류를 설득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가운데서 다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원장은 지난 1992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김 전 위원장 지원을 받은 인연이 있다.

이 전 원장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가 윤 후보와 '죽마고우'로 불리기도 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저는 200% 확신한다"며 "이번 주 내에 결론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결국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과 만나 담판을 짓는 수순"이라며 "김병준 전 위원장의 용퇴나 보직 변경 없이도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