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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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약 88%에게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이 3분기 소득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결과다. 가구의 지출도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세금 지출 증가율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가구소득 473만원…8% 증가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2만9000원이었다. 작년 3분기에 비해 8.0% 증가했다. 가구의 소득이 8% 이상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득 증가에는 지난 9월 정부가 전체 가구의 약 88%에게 1인당 25만원을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소득 항목 중 정부의 보조금 지출이 포함되는 이전소득이 80만4000원을 기록해 25.3% 증가했다. 소득 중 이전소득 비중은 17.0%에 달했다.

이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3분기 근로소득은 295만4000원으로 6.2% 증가했고, 사업소득은 88만5000원으로 3.7% 늘었다. 재산소득은 2만4000원으로 23.9% 감소했다.

세금 지출 20% 증가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5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소비지출이 254만4000원, 비소비지출이 95만6000원이었다.

소비지출 비목별 구성비를 보면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16.9%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등의 영향이다. 음식숙박비 비중이 13.9%로 두번째로 높았다. 교통비(11.3%), 주거수도광열(10.6%) 등이 뒤를 이었다.

비소비지출 중에선 세금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소득세 등 경상조세는 26만2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6.8% 뛰었다. 증여세나 양도세처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세금을 뜻하는 비경상조세는 평균 2만5000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45.7%에 이른다. 경상조세와 비경상조세를 합한 세금 지출은 28만7000원으로 19.1%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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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기여금과 사회보험료 등 준조세 성격을 갖는 항목의 지출도 크게 늘었다. 연금기여금은 13만7000원, 사회보험료는 16만원이었다. 각각 7.4%, 12.1% 늘었다. 세금과 보험료 지출을 모두 더하면 58만4000원에 이른다.

지출이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소득 증가에 비하면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122만9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2.4% 늘었다. 평균소비성향은 67.4%로 전년동분기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저소득층 소득 더 크게 증가분배지표는 개선

소득 계층별 가계수지를 살펴보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이 114만2000원으로 21.5% 증가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가구의 약 12%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에는 5차 지원금을 주지 않고, 저소득층에는 추가 지원금을 준 선별적 지원금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분배지표는 개선됐다.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5.34배로 전년 동분기 5.92배에서 0.58배포인트 하락했다. 5분위배율은 고소득층인 5분위의 소득을 저소득층인 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값이 작을수록 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여겨진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