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로당 나오다 이틀째 안보이자 신고
경찰은 사안의 위급성 느끼고 신속히 움직여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경찰의 적극적인 구조 활동으로 자칫 고독사 위기를 맞을뻔한 80대 노인이 목숨을 건졌다.

18일 서울 강동경찰서 길동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쯤 한 아파트단지의 경로당에서 "매일 나오던 할머니가 보이지 않아 이상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경로당의 친구였던 신고자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뇌졸중 등을 앓아 병원 치료를 다니던 A(82) 할머니가 전화 통화도 되지 않자 걱정하는 마음에 경찰서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후 경찰의 신속하고 세심한 구조활동이 빛을 발했다.

[OK!제보] "왜 안보이지" 세심한 관심이 고독사 위기 80대 살렸다
지구대의 강신필 경위 등 2명이 순찰차를 몰고 찾아간 할머니 집은 문이 잠겨있어 들어갈 수 없었지만, 할머니가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연락해 가족을 수소문하고, 가족으로부터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할머니는 오른쪽 반신 마비 상태에서 쓰러져 있었으며 의식은 흐릿했다고 한다.

확인 결과 할머니는 옷을 갈아입다 쓰러져 30시간 이상 누워 있었으며, 팔다리에 피가 안통해 피부가 검게 변해가고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강 경위 등은 이에 할머니가 의식을 유지하도록 계속 말을 걸어주면서 119구급대에 연락해 할머니를 평소 다니던 병원에 입원토록 했다.

박정규 길동지구대장은 "평상시 같으면 단순한 부재 신고로 넘길 수 있었지만, 겨울철이고 매일 경로당에 나오던 분이 이틀째 보이지 않는다는 말에 위급상황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장은 "할머니의 연세도 많아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면서 "신고자를 상대로 할머니가 다니던 병원을 알아보고, 병원을 통해 다시 가족 연락처를 파악해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확인했다.

자칫 고독사 위기를 맞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공무원으로서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사소한 신고라도 확인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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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