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권했다가 폭행, 임종실이 휴식공간"…요양보호사들의 호소
"저희도 사람입니다.

요양보호사에겐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조차 없습니까"
전국요양서비스노조는 11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요양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울시립중랑노인전문요양원에서 근무하는 강신승 씨는 "오전 9시에 출근하면 요양보호사 4명이 어르신 25명의 기저귀 교체, 환복, 세안, 청소, 식사 수발을 한다"며 "야간근무는 요양보호사 1명이 어르신 25명을 돌본다"며 인력난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몇 해 전 육척장신 어르신에게 폭행을 당해 갈비뼈 3개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입었는데, 장기에 져서 심기가 불편하신 어르신에게 식사를 권유한 것이 폭행 이유였다"며 "이런 일이 생기면 요양보호사가 어르신 25명을 감당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강씨는 "사측은 어르신의 기분을 나쁘게 한 것도 어르신 학대라면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압박했다"며 "해고까지 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부천시립요양원에서 일하는 이현자 씨는 "휴식공간이 따로 없어서 시설 A동에서는 임종실이 (휴게실) 겸용이다"라며 "임종실에서 쉴 수 없다.

임종을 경험한 요양보호사는 다시 그 방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년부터 매주 월·목요일에 8시 30분까지 요양원으로 나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그날은 휴가여도 무조건 나와야 한다.

그런데 근무로 인정되지도 않고 수당도 없다"고 말했다.

요양서비스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노인 돌봄을 국가가 온전히 책임지라"며 ▲ 국·공립요양기관 확대 및 민간위탁 중단 ▲ 요양보호사 표준임금지급 법제화 ▲ 적정인력 확충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