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지렛대로 외연확장 시도…키워드는 중도·청년
尹측, 김종인과도 물밑논의…신경전은 계속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외연 확장형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민심과 당심의 괴리, 청년층 지지의 열세가 나타난 만큼 중도층·청년층 외연 확대에 방점을 찍고 선대위 인선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호남 인사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국민통합위원회'와 정책 수혜자인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민 공감 정책단' 설치도 검토되고 있다.

尹, 선대위에 '국민통합위·시민 정책 검증단' 설치 추진
윤 후보 측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인사가 메시지인 만큼 외연 확장 차원에서 다양한 사람을 선대위에 모아야 한다"며 "선대위원장이나 본부장급에 중도 성향 인사를 포함해야 하고 선대위 내에 청년본부 또는 청년위원회도 별도로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윤 후보 측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전 위원장은 '원조 친노' 인사라는 상징성이 있는 인사다.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 첫 주말인 지난 7일 김병준 전 위원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선대위 전면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는 경선 기간 윤 후보에게 정무·정책 분야 조언을 했던 김병준 전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와 함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종인, 김병준 전 위원장의 관계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은 윤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이에 더해 중도 확장 차원에서 금태섭 전 의원, 권경애 변호사 등의 합류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조국사태 때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으며 지난 7월 윤 후보와 '소주 번개' 만찬을 함께했다.

권 변호사는 민변 출신으로서 '조국흑서' 공동 필진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경제 분야 전문가로서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담당했던 윤희숙 전 의원의 합류도 점쳐지고 있다.

청년층에서 대표성을 띤 인사나 공약 개발에 참여할 청년 세대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후보는 전날 "2030 세대는 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고, 당 차원에서 제가 수정·보완할 부분을 알려주면 거기에 따라 하겠다"고 언급했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은 전날 김종인 전 위원장과 함께 오찬을 하며 선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나 이준석 대표는 '실무형' 선대위에, 윤 후보는 '포괄적' 선대위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어 양측의 신경전도 조금씩 표출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가급적 이달 안에 선대위를 띄운다는 목표지만, 물밑 신경전이 길어지면 출범이 늦어질 수도 있다.

尹, 선대위에 '국민통합위·시민 정책 검증단' 설치 추진
윤 후보 측은 선대위와 별도로 가칭 '국민통합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옛 민주당 계열, 호남 인사, 탈 진보 인사, 중도 인사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당원이 아닌 분들 가운데 정권 교체를 바라는 분들, 윤석열을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분들은 기존 선대위 체제로 모시기보다 별도로 활동 공간을 만들어서 모시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의 이해 당사자인 일반 시민들이 직접 공약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가칭 '국민 공감 정책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관료, 학자 출신 전문가들이 만든 정책이 국민에게 어떻게 투영될지 일반 국민들의 스크리닝을 거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