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에 경선 후폭풍이 일고 있다. 홍준표 의원을 지지한 2030 청년 당원을 중심으로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7일 국민의힘 홈페이지와 2030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등에는 국민의힘 탈당 인증 및 윤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주로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이긴 홍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20%포인트 이상 뒤처지며 패배한 것은 불합리하다”거나 “국민의힘이 60·70대를 중심으로 한 ‘도로한국당’이 됐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전당대회 여론조사 세대별 지지율 자료에 따르면 20대에서 홍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72.4%, 윤 후보 지지율은 12.8%였다. 30대에서도 홍 의원 55.7%, 윤 후보 25.4%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수치로 나타난 윤 후보에 대한 청년 세대의 비토(반대)가 실제 ‘탈당 러시’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의원에 대한 지지를 ‘위장 지지’ ‘역선택’ 등으로 해석하는 윤 후보 측 인사의 발언이 청년 세대의 반발 정서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30세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60·70대의 비판의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공정한 경선을 거쳐 나온 결과임에도 승복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글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런 세대갈등을 어떻게 갈무리하느냐가 윤 후보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청년세대의 경우 진보 혹은 보수 성향이 강하지 않고 당보다는 ‘인물’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 더불어민주당에서 있었던 ‘명낙대전’ 내홍보다 수습에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지지의 경우 갈등이 있더라도 결국 민주당으로 갈 것으로 보이지만, 홍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세대들은 아예 투표하지 않는 등 지지층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청년세대가 결국 국민의힘으로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후보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2030세대의 우리 당에 대한 지지는 어느 특정 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며 “윤 후보의 정치에 대한 관점이 젊은 세대에 소구력(訴求力)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앞으로 젊은 층이 바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런 방향으로 논의를 지속해나간다면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