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민주당 대표는 사퇴 가능성 시사…내주 당내 인적쇄신안 제시

독일에서 총선 승리를 거머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주도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협상이 내주부터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차기 연립정부가 4년 전 대연정보다 빨리 출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켈 "차기정부 4년전보다 빨리 출범"…신호등연정 협상 속도
8일(현지시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사민당과 기후변화 대응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은 내주 신호등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11일, 12일, 15일 만나 협상을 하기로 했다.

내주 말께는 결산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사민당의 전망이다.

전날 오전 베를린에서 이뤄진 첫 협상 결과, 세 정당은 연정 구성을 위한 신뢰와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 클링바일 사민당 사무총장은 "함께 무엇인가를 해내겠다는 의지가 두드러진 회동이었다"면서 "모든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폴커 비싱 자민당 사무총장은 "오늘의 협상은 용기를 줬다"면서 자민당 수뇌부는 모두 연정 협상을 심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미하엘 켈르너 녹색당 사무국장은 "회동은 매우 화기애애했고, 신뢰의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해결책은 찾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차기 연정 구성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17년 총선 때보다 연정 구성이 더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9월 총선 이후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주도의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협상이 중단된 뒤 다시 대연정을 하기로 하면서 이듬해 3월에야 차기 연립정부가 출범한 바 있다.

메르켈 "차기정부 4년전보다 빨리 출범"…신호등연정 협상 속도
이런 가운데, 사민당의 총선 승리에도 자신도 연정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연합 총리후보 겸 기민당 대표는 당대표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여전히 자메이카 연정이 신호등 연정보다 독일에 이로울 것이라고 고집하면서 "만약 다른 사람과 연정협상이 더 잘 이뤄질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이해관계보다 우리나라를 위해 이로운 일을 하겠다는 목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음 주에 기민당 내 인적 쇄신을 위한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수뇌부부터 중앙당 전반에 걸쳐 쇄신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독일 연방하원 총선에서 사민당은 25.7%, 기민·기사당 연합은 24.1%를 득표해 사민당이 1.6%포인트 차로 승리했지만, 현재 두 정당 총리 후보 모두 연립 정부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