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올해의 마지막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 정기변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증권가에서는 “편입 예상 종목을 미리 매수하라”는 조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수에 편입될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 편입, 삼양식품 제외 예상

코스피200 선수 교체…"현대重·메리츠 노려라"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코스닥150 정기변경은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이뤄진다. 올해 12월에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12월 9일 종가를 기준으로 그 다음날 종목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다. 어떤 종목을 넣고 뺄지 정하는 심사기준일은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달 29일이다. 11월 하순께 정기변경 종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스피200 정기변경에는 4개 종목이 편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모두 메리츠금융지주, 명신산업, PI첨단소재, 에스엘을 신규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았다.

최대 변수는 ‘기업공개(IPO) 대어’ 현대중공업과 카카오페이의 특례편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7일 상장했고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3일 상장 예정이다. 신규 상장 종목 시가총액이 상장일부터 1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 상위 50위 이내일 경우 코스피200에 특례편입될 수 있다. 이들 두 종목이 지수에 추가 편입되면 그만큼 편출(제외) 종목도 늘어나게 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가 특례편입된다면 편출 종목은 하반기 정기변경에 통합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외 종목은 7개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존속 사업회사 SK텔레콤과 신설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로 분할되는데 몸집이 워낙 커 두 종목 모두 지수에 잔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제외 예상 종목은 증권사마다 다소 차이를 보였다. 유안타증권과 메리츠증권 모두 제외될 것으로 전망한 종목은 삼양식품, 일양약품, LX하우시스, LX홀딩스 등 4개다. 한 곳만 제외 예상 종목으로 꼽은 건 F&F홀딩스, 롯데하이마트, 넥센타이어, SK디스커버리 등이다. 고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이달 말까지 주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스닥150의 경우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 합병으로 한 자리가 비면서 유바이오로직스가 정기변경에 앞서 편입될 것이라는 게 유안타증권의 예상이다. 바이오니아, 에코프로에이치엔, 한국비엔씨 등 13개 종목의 편입이 예상됐다. 제외 예상 종목은 지트리비앤티, 메디포스트, 유틸렉스 등 12개다.

“코스닥150 편입 종목, 변경일 전 팔아라”

코스피200·코스닥150 정기변경일이 두 달여 남았는데 변경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효과가 미리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편입 종목 수급 효과에 따른 주가의 긍정적 흐름은 정기변경 2개월 전부터 나타난다”며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자는 정기변경일 전후로 편입 예상 종목을 일찌감치 매수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정기변경일 2개월 전에 코스피200 편입 예상 종목을 사서 정기변경일 1개월 뒤 파는 전략은 2010년 이후 13번 중 10번 유효했다. 중간값 기준 코스피지수 대비 수익률이 12.0%포인트 높았다. 공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으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가 지난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다시 허용됐다.

코스닥150은 정기변경 효과가 단기간에 집중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150 편입 종목의 주가 패턴을 고려하면 심사기준일부터 정기변경일까지 매매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코스닥150 편입 종목의 경우 코스피200과 달리 단기 차익을 노리는 액티브성 자금의 영향이 커 지수 변경 이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이다.

반대로 제외 예상 종목은 미리 매도하는 게 나을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200·코스닥150 편출 종목 매도 전략은 일률적인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제외 종목은 이미 주가 부진으로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지수변경 이벤트에 따른 수급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