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1단계 예비연정협상 마쳐…다음주부터 본격 협상 예상

16년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뒤를 누가 이을지 결정하는 연립정부 협상이 다음 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캐스팅 보트를 쥔 독일 녹색당과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은 5일(현지시간) 1단계 예비협상을 마치고, 이번 주 내 사회민주당(SPD)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 중 어느 정당과 먼저 연정협상에 나설지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킹메이커'들은 총선에서 승리한 사민당과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구성을 위한 협의를 먼저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전했다.

독일 '신호등' 연정협상 본격화하나…'킹메이커' 이번주 결정
미하엘 켈르너 녹색당 사무국장은 ZDF방송에 사민당과의 첫 예비연정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역동적이고 좋은 협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민당과 교집합이 가장 많다는 설명이다.

요한네스 포겔 자민당 부대표는 기민·기사당과 지향하는 정책이 가장 가깝다고 하면서도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예비연정협상 내용이 약속된 것과 다르게 흘러나간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주말 3개당과 예비연정협상을 했는데, 1개당과의 협의내용만 언론에서 볼 수 있었다"면서 "기민·기사당연합에 말하고 싶다.

이는 눈에 띄고, 짜증 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는 이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동조했다.

폴커 비싱 자민당 사무총장은 사민당을 겨냥 "우리 당은 여전히 증세는 안 되고 부채제동장치는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자민당과 예비연정협상을 한 사민당은 이런 요구에 대해 차분하게 응대했다.

라스 클링바일 사민당 사무총장은 "지금 중요한 것은 레드라인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사민당에 최저임금 12유로와 지급가능한 월세, 안정적인 연금이 중요한 문제라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녹색당과 자민당은 지난 28일 첫 수뇌부 회동을 하고 예비 연정협상에 돌입했다.

독일 '신호등' 연정협상 본격화하나…'킹메이커' 이번주 결정
두 정당은 서로 간 협상을 거쳐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각각 개별적으로 사민당, 기민·기사당연합과 1단계 예비연정협상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독일 연방하원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25.7%, 중도 우파 성향의 기민·기사당 연합은 24.1%를 득표해 사민당이 1.6%포인트 차로 승리했지만, 현재 두 정당 총리 후보 모두 연립 정부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16년 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뒤를 이을 총리 자리는 두 정당의 후보 중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는 후보가 차지하게 된다.

연립정부가 정당 상징색에 따라 사민당 주도의 '신호등 연정'이 될지, 기민·기사당 연합 주도의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이 될지는 제3당이 된 녹색당과 역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얻은 자민당이 결정하게 된다.

누가 총리가 될지 캐스팅보트는 녹색당과 자민당이 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