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인근 석관동 노후 주거지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총 13개 구역으로 나눠진 석관동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은 개발 후 2000가구 규모 아파트촌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석관동 '미니 재건축' 속도…2000가구 아파트촌 변신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석관1-7구역은 이달 초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80%’를 확보했다. 연내 가로주택정비사업 1차 관문인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4월 1-7구역과 붙어 있는 1-3구역이 조합 설립을 마쳤다. 이어 지난 11일엔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자회사 DL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개발 후 지하 2층~지상 15층, 4개 동, 202가구 아파트 단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착공 및 분양 예정 시기는 2024년 1월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붙어 있는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소규모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정비사업 추진의 최대 암초로 지목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전체 가구의 일부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채우면 분양가 상한제도 피할 수 있다. 작년 법 개정으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도 최대 면적이 기존 1만㎡에서 2만㎡로 넓어졌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10년 이상 걸리는 것과 달리 이 사업은 6~8년으로 짧다.

석관동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은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남쪽에 있다. 길 건너에 총 2만 가구 규모의 장위뉴타운이 있고, 왼쪽으론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맞닿아 있다. 1차 구역 9개, 2차 구역 4개로 나눠져 있다. 1-3·7구역 외 1-2·8구역 등도 주민 동의율 70%를 넘겼다.

정비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이 지역 노후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몸값’도 뛰고 있다. 1-3구역 내 대지 지분 33.7㎡ 다세대주택은 4억5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같은 면적대 빌라가 지난달 3억7000만원에 거래된 지 한 달 만에 호가가 8000만원 넘게 뛰었다. 석관동 H공인 대표는 “사업시행인가를 전후해 집값이 한 차례 더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신축 아파트값도 강세다. 2019년 2월 입주한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1091가구) 전용 84㎡는 7월 신고가인 13억원에 팔렸다. 연초 실거래가(12억원)보다 1억원 오른 금액이다. 현재 호가는 14억5000만~15억원에 이른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