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 3일 메타버스에서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아바타로 참석한 직원들에게 기념사를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 3일 메타버스에서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아바타로 참석한 직원들에게 기념사를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메타버스란 새로운 세상에서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창립 76주년 기념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한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창립 기념행사를 메타버스에서 열었다. 주요 대기업 가운데 창립 행사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 국내외 임직원은 사흘간(1~3일) 사무실과 집에서 메타버스에 접속해 캐릭터를 설정한 뒤 메타버스 내에 구현된 회사 곳곳을 돌아다니며 축제를 즐겼다. 장기근속자 명예의 전당에 축하 메시지를 남기고, 회사 역사 퀴즈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미래를 향한 뉴 뷰티’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한 과거의 방식과 규칙은 오늘의 세상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뉴 뷰티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5년마다 새로운 비전을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한 비전은 코로나19로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서 회장은 “바이오·더마(피부과학 화장품)와 웰니스 사업을 집중 육성해 삶의 모든 순간을 아우르는 ‘라이프 뷰티’로 업(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초개인화 맞춤형 뷰티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연구·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달 초 자회사 에스트라를 흡수합병했다.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 등 더마 브랜드를 운영하고,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건기식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해왔다. 지난 4월엔 초개인화 뷰티 솔루션으로 맞춤형 파운데이션·쿠션 제조 서비스 ‘베이스 피커’를 출시하기도 했다. 베이스 피커 서비스를 활용하면 총 100가지 베이스 메이크업 색상 중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찾을 수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