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한 명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쇼핑몰 간 분쟁이 불붙고 있다. '정품 여부'가 명품 쇼핑의 신뢰도를 좌우하는데, 정식 계약 관계를 맺지 않은 해외 명품 쇼핑몰을 광고하며 '100% 정품'인 것처럼 혼동되게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다른 쇼핑몰들이 무단으로 명품 제품들의 이미지와 정보를 가져다 썼다"는 의혹이 일부 쇼핑몰을 중심으로 제기되며 법적 조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명품 쇼핑 플랫폼인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는 이날 명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발란·트렌비·머스트잇 등 3개 회사를 저작권법위반죄와 정보통신망침해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마이테레사·매치스패션 등 캐치패션과 공식 계약을 맺은 명품 판매 사이트들을 무단으로 '크롤링'(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 했다는 이유에서다.

캐치패션 "상품 이미지·정보 무단도용 돼" 주장

스마일벤처스가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이 회사는 발란·트렌비·머스트잇 3개사에 "해외 기업들이 운영하는 명품 쇼핑몰에 접근해 허가없이 상품 이름과 상품번호, 사진을 크롤링한 뒤, 이 정보를 복제하고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은 모두 연평균 거래액이 2000억원이 넘는 국내 기업들이다. 스마일벤처스는 파페치, 매치스패션, 마이테레사 등 유럽에 기반을 둔 명품 브랜드 공식 유통 채널을 국내 소비자들과 연결해주는 업체다.

이들 3사가 저작권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 침해를 저질렀다는 게 스마일벤처스 측의 핵심 주장이다. 스마일벤처스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움의 정호석 대표변호사는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은 매치스패션과 마이테레사·파페치·네타포르테·육스 등 명품 쇼핑몰 내 상품의 이름과 설명, 이미지을 무단으로 가져가 쇼핑몰에 그대로 표시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의 크롤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숙박 플랫폼업체 '야놀자'는 "숙박업소 정보를 무단 크롤링해 피해를 입었다"며 경쟁업체 '여기어때'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여기어때가 야놀자에 1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허위·과장광고 의혹도…국내 명품 시장규모 '1조5000억원'

스마일벤처스는 피고발 업체들의 허위 및 과장 광고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파페치나 육스 등 해외 유명 온라인 플랫폼들과 정식 파트너 계약을 맺지 않았으면서, 적법한 계약에 따라 상품을 파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피고발인들은 자체적으로 병행수입에 뛰어들어 상품을 확보하고 판매하면서 상품의 정확한 판매처를 의도적으로 숨기는 일도 있다"며,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는 물론 그와 정당한 계약을 체결한 고발인 회사도 계속하여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머스트잇은 "아직 고발 관련 내용증명을 요구받지 못한 상태라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개인 판매자들이 입점한 형태라 되려 머스트잇이 나서서 무단 크롤링을 막기 위해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고 항변했다. 발란 측은 "명품 본사나 지사가 아닌 제3의 업체가 고발 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발내용을 파악 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온라인 명품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명품 구매는 2019년 약 44조9304억원 규모에서 지난해(약 66조7149억원) 48% 가량 커졌다.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19년 12%에서 2020년 2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성장세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만 약 1조5000억원대로, 전체 명품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