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가내영, 2010년 카페얀 이후 처음
타선 침묵과 불펜 방화로 번번이 눈물…하위 팀 투수의 비애
'0승 10패' 한화 장시환, 역대 세 번째 무승-10패 투수 되나
'불운의 투수' 장시환(34·한화 이글스)이 승리 없이 10연패를 기록했다.

장시환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홈 경기에서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10패째를 떠안았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0승 10패(평균자책점 6.02)가 됐다.

장시환은 2016년 kt wiz에서 3승 12패, 2019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6승 13패, 지난해 한화에서 4승 14패를 기록하는 등 유독 많은 패배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엔 16차례 등판에서 단 1승도 건지지 못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한 사례는 딱 두 번뿐이다.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뛰던 가내영이 57경기에 출전해 0승 10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5.66, 2010년 한화에서 뛰던 외국인 투수 호세 카페얀이 15경기에서 0승 11패 평균자책점 9.15를 기록했다.

장시환이 남은 경기에서 승수를 쌓지 못하면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승리 없이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한 투수가 된다.

단일 시즌 연패 기록과 개인 연패 기록을 쓰기까지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장시환은 단일 시즌 10연패, 개인 12연패를 기록했는데,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은 1986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서 뛰던 고(故) 장명부의 15연패다.

장명부는 그해 1승 18패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단일 시즌 연패 2위 기록은 2017년 kt wiz의 외국인 투수 돈 로치의 14연패다.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은 심수창이 가진 18연패다.

심수창은 2009년 6월부터 2011년 8월까지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18연패에 시달렸다.

사실 현대 야구에서 승패 기록으로 투수의 실력을 평가할 순 없다.

승패는 타선의 활약 여부 등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특히 하위 팀 투수들은 승리보다 패배를 많이 기록할 수밖에 없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하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미국 진출 직전 해인 2012년 한화에서 9승 9패(평균자책점 2.66)를 기록하며 최다패 공동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천하의 류현진도 타선과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해 비교적 저조한 승패 기록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장시환도 올 시즌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놓친 경우가 많다.

그는 지난달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는데 타선의 침묵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5⅓이닝 무자책점을 기록한 6월 12일 kt wiz 전에선 패전 투수가 됐고,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6월 18일 SSG 랜더스 전에서는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