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업체들이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가 올겨울 주력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 개발 및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선 데다 작년과 달리 독감도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델타 변이에 독감 유행…'동시진단키트' 잡아라
1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진단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씨젠이 FDA 허가를 따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1호 기업이 된다. 씨젠 관계자는 “지난 7월 유통계약을 맺은 미국 바이오라드와 함께 동시진단제품 허가와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진단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최근 동시진단 제품 개발을 끝냈다. 연내 유럽,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바이오니아는 지난 2분기에 동시진단키트 2개 제품을 내놓았다. 랩지노믹스도 항원진단 방식 동시진단키트 개발에 들어갔다. 바디텍메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독감뿐 아니라 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여부까지 확인하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 내년 초 출시가 목표다.

국내 진단기업들이 일제히 동시진단키트 개발에 나선 건 코로나19와 독감이 같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피씨엘, 수젠텍, 바디텍메드, 젠바디 등이 동시진단키트를 내놨지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감기 등 일반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감해서다.

업계에선 “올해 분위기는 작년과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20만 명대까지 내려갔던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난달 말 70만 명대까지 치솟았다.

독감 유행 추이도 심상치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8월 셋째주 미국 병원 방문자 중 독감 비율은 2.2%로 전년 동기(1%)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CDC는 코로나19와 독감을 함께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A형·B형 독감, RSV 등을 높은 정확도로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 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