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용 '인공눈물' 다 같은 게 아니다?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연 2.1%씩 늘고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으론 노화 외에도 콘택트렌즈 사용, 스마트폰 및 PC의 장시간 사용 등이 꼽힙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고 실내생활 시간이 늘어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더 증가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인공눈물은 안구건조증 환자가 흔히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입니다. 하지만 사용하는 렌즈에 따라, 인공눈물에 든 보존제와 성분에 따라 사용법과 주의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 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콘택트렌즈를 쓰는 경우 어떤 인공눈물이 렌즈의 종류에 적합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다회용 인공눈물은 오염을 막기 위해 보존제를 넣는데 보존제 종류에 따라 소프트렌즈와 함께 사용하는 게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다회용 인공눈물인 옵타젠트점안액(삼일제약)에는 보존제로 ‘벤잘코늄’이 사용됩니다. 벤잘코늄은 분자량이 작아 수분을 함유한 소프트렌즈 재질 안으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면 각막 손상, 결막 섬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신 하드렌즈를 낄 때는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중증이 아닌 가벼운 안구건조증은 실제 눈물과 동일 성분인 염화칼륨과 염화나트륨만을 주성분으로 한 식염수나 인공눈물로도 증상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센쥬씨엘(JW중외제약)은 염화칼륨과 염화나트륨만 함유한 단일제이며, 가격 부담이 작은 다회용 인공눈물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프렌즈아이드롭(JW중외제약)은 여기에 포도당을 추가한 제품입니다. 포도당은 눈의 피로를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량 함유된 폴리소르베이트는 렌즈와 눈의 흡착을 막는 기능을 해 렌즈를 끼는 분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제품을 써도 안구건조증이 나아지는 느낌이 적다면 다른 유효 성분이 든 제품을 사용해보는 게 좋습니다. 1회용 인공눈물 제품 중 판매량이 많은 아이톡(광동제약·사진)과 오큐시스(휴온스메디케어)는 보습 성분인 트레할로스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눈물막의 안정화를 돕는 성분으로, 중증 안구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효과를 봤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잘 팔리는 제품인 루핑(현대약품)은 히프로멜로오스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눈물의 점도를 증가시켜 눈물이 눈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의약품 인공눈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병원에서 전문의약품을 처방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김명규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전문의약품 인공눈물에 든 히알루론산 성분은 여러 성분 중에서도 안구건조증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임상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 등 다른 약과 함께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