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원들/사진=로이터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원들/사진=로이터
유엔(UN) 인권최고대표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민간인 즉결 처형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24일(현지 시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탈레반이 수도를 포함한 아프간 대부분 지역을 빠르게 점령하면서 과거의 인권 침해 양상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탈레반 통제 아래 있는 여러 지역에서 심각한 국제인권법 위반과 인권 침해와 관련한 믿을만한 보고가 있었다"면서 "여기에는 민간인 및 전투력을 상실한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즉결 처형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아프간에서 여성의 활동과 교육 제한, 소년병 모집, 평화적 시위와 반대의견 표출 억압 등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탈레반은 최근 몇 주간 성명을 통해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런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 책임은 전적으로 탈레반에 있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국제 인권법은 불변이다. 인권의 향유는 영토 통제나 당국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여성도 히잡만 쓴다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등의 보도가 나왔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