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박물관, 내달 1일부터 특별전 '식물예찬'
화사한 꽃과 싱그러운 잎…미술 속으로 들어온 식물
식물은 예부터 화가들이 좋아한 주제였다.

꽃과 새를 그린 '화조화'나 꽃과 풀을 묘사한 '화훼화'라는 양식이 발달했고, 사대부는 사군자인 매란국죽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비단 그림뿐만 아니라 공예품에서도 식물은 장식 요소로 활용됐다.

국보로 지정된 고려청자 중에는 연꽃이나 모란꽃 무늬를 새긴 도자기가 있고, 나전칠기에는 화려한 꽃문양을 넣기도 했다.

이화여대박물관은 오랫동안 인간과 공생한 식물을 주제로 삼은 전통과 현대 미술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특별전 '식물예찬'을 다음 달 1일 개막한다고 22일 밝혔다.

문학, 철학, 미학 등 여러 학문적 관점에서 은유와 상징으로 자리 잡은 식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피는 전시로, 회화와 공예품 등 자료 250여 점이 나온다.

화사하고 고아한 꽃과 싱그러움을 뽐내는 잎을 담은 각양각색의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화사한 꽃과 싱그러운 잎…미술 속으로 들어온 식물
전시는 크게 5부로 나뉜다.

1∼3부는 전통 미술품 속 식물을 조명하고, 4∼5부는 식물을 새롭게 표현한 현대 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전통 회화로는 안중식이 그린 '동리가색도'(東籬佳色圖)와 신명연이 남긴 '애춘화첩'(靄春畵帖) 등이 공개된다.

동리가색도는 형태가 독특한 바위와 국화를 그린 수묵화이고, 애춘화첩은 사군자 그림을 모은 유물이다.

또 김철수의 연꽃 그림도 관람객과 만난다.

식물이 부귀영화와 장수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등장한 회화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모란도다.

모란은 풍요의 꽃이자 꽃 중의 왕으로 여겨졌는데, 궁중에서는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모란을 그린 그림을 결혼식과 장례식 등에 사용했다.

물에서 고고하게 피어나는 연꽃도 옛사람들이 선호한 그림 소재였다.

전시에는 조선시대 중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화도가 출품되는데, 연꽃을 중심으로 꾀꼬리·백로·버드나무를 배치했다.

전통 공예품 중에는 모란꽃을 자수로 표현한 동그란 부채, 복숭아와 석류 무늬가 있는 여성 의복인 녹원삼(綠圓衫), 대나무로 장식한 가구 등을 선보인다.

전시 후반부 소주제는 '현대미술과 식물', '식물 아카이브'다.

김보희·박일순·정찬부·김수정·나현·엄유정 등 현대 작가가 완성한 회화, 공예품, 설치 작품은 식물을 재해석한 결과물들이다.

화사한 꽃과 싱그러운 잎…미술 속으로 들어온 식물
이화여대박물관 관계자는 "식물은 특유의 형태와 색, 고유한 속성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디자인에 활용됐다"며 "조선 문인들은 식물의 생태적 특성에 가치관과 감성을 투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작가의 작품은 식물을 보던 익숙한 시각에서 벗어나 식물 존재와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