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0일 신임 식품진흥처장으로 윤미정 수출정보분석부장(사진)을 임명했다. 1967년 aT 창사 이후 54년 만에 나온 첫 여성 처장이다. 윤 처장은 경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aT에 입사해 홍보실, 수출진흥처, aT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2016년 aT 최초로 여성 2급 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첫 여성 처장 기록을 세웠다.
경상남도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손잡고 지역 농산물 수출 확대 및 먹거리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선다.경상남도와 aT는 6일 도청에서 ‘경남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 및 지역 내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 농어업인의 소득 증대 방안 일환으로 마련했다.협약에 따라 양측은 경남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와 로컬푸드 공급·소비 기반 강화를 통한 지역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또 농수산물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 조성 및 유통망 개선에도 힘쓴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경남 농수산식품의 소비 촉진, 공공먹거리 안정적 공급을 위한 먹거리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도 협력한다.도는 이번 협약에 따른 추진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농어촌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농산물 판매와 판로 개척 등에 나서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계획이다.먹거리 통합정보시스템을 바탕으로 ‘부울경 먹거리공동체’ 조성도 추진한다. 부울경 먹거리공동체는 메가시티 전략의 일환으로 경남에서 생산한 우수한 농·수·축산물을 부산·울산 지역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으로 공급하는 광역단위 먹거리 통합체계다.도는 먹거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부울경 시·도민이 메가시티 추진의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농산물 직거래 행사 등 민간 체감형 과제를 먼저 발굴할 예정이다.도 관계자는 “aT와 함께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농수산식품의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경남의 안전한 먹거리를 국내외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지역 농산물 생산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통체계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여름철 별미로 꼽히는 평양냉면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양냉면의 주재료인 메밀 가격이 급등해서다. 여기에 냉면의 육수를 내는 소고기 양지와 곁들여 먹는 계란까지 냉면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물냉면이 아니라 금(金)냉면” “삼계탕보다 비싼 평양냉면”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역대 최고가 메밀에 양지, 계란마저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본점을 둔 45년 전통의 평양냉면집 을밀대는 최근 냉면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물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3000원. 삼계탕 한 그릇, 배달 치킨 한 마리와 맞먹는 가격이다. 서울 중구에 있는 평래옥과 남포면옥도 올 들어 냉면 가격을 1000원씩 올려 한 그릇에 각각 1만1000원, 1만3000원을 받고 있다. 봉피양에서 판매하는 메밀 100% 순면 냉면 가격은 1만7000원에 달한다.가공식품 냉면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국내 냉장면 업계 1위 풀무원은 이달 초 여름철 판매량이 많은 평양물냉면 등 냉면 2종의 가격을 3.8% 인상했다.평양냉면 가격이 줄줄이 오른 이유는 면의 주재료인 메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당 평균 4020원을 기록 중이다. 전년(2950원) 대비 36.3%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메밀 도매가격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국산 메밀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에 14만원 선에 거래되던 강원도산 메밀가루는 17만원대로 뛰어올랐다. ㎏당 8500원 수준이다.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메밀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몽골, 미국 등에서 생산량 자체가 감소해 국내로 들어오는 양이 크게 줄어 메밀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국내 생산량은 지난해 역대급 장마 여파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메밀 가격만 오른 게 아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냉면 육수 맛을 결정하는 한우 양지의 올해 평균 도매가격은 ㎏당 4만6163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평균(4만4389원) 대비 4.0% 상승했다.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으로 폭등한 계란 가격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평년 기준 4000~5000원 수준이던 계란 한 판 가격은 7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서울 중구의 한 대형 메밀국수집 대표는 “최근 메밀과 한우 양지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민식품 라면도 오를 듯‘장바구니 물가’의 릴레이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초부터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 압박에 즉석밥과 두부, 두유 등 생활 필수식품 가격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원재료 가격 폭등에 손을 들고 이달 초 대표 제품인 스팸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9.5% 인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2012년 9월 이후 9년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식품업계에선 다음 가격 인상 주자로 라면을 꼽는다. 라면의 원재료인 팜유와 밀(소맥)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대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팜유와 밀 가격은 각각 1년 전과 비교해 71%, 27% 상승했다.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서민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운 품목”이라면서도 “이미 원재료 가격 부담이 한계에 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 업체가 총대를 메고 인상에 나서면 다른 업체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종관 기자/임지우 인턴기자 pjk@hankyung.com
천일염 20㎏ 도매가격이 최근 1만5000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5월에는 9000원이었다. 1년 새 66% 급등했다. 김장철이 아닌 시기에 소금 가격이 치솟은 것은 이례적이다. 천일염 가격 급등으로 당장 김치제조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김치 가격이 오른다는 얘기다. 농산물 가격 동향을 알려주는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최근 4년 중 5월 평균 최고치를 기록했다.쌀, 김치, 계란, 삼겹살 등 ‘밥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작황 부진, 동물 감염병, 국제 원자재가격 인상 등 3대 악재가 겹치면서 생활 필수재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는 물론 플라스틱 주원료인 에틸렌 등 중간재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본격적인 물가 상승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확장 재정이 ‘인플레이션 유탄’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금 가격 급등에 김치 가격도 ‘꿈틀’천일염 가격이 60%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여름 긴 장마와 태풍으로 염전이 큰 타격을 받아서다. 한 식품업체 구매 담당 임원은 “작년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염전이 잠겨 천일염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치솟은 소금 가격 상승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중간 유통업체들이 소금 사재기에 나서는 것도 가격을 자극하는 요인이다.소금 가격 급등에 중소 김치제조업체들은 울상이다. 소금이 김치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김치제조업체 사장은 “소금 가격이 그야말로 금값이 됐다”며 “소금 공급 절벽이 계속해서 이어지면 김치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쌀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까지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6만69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평균(5만3638원)에 비해 12.0% 올랐다. 도매가격도 같은 기간 4만9872원에서 5만7699원으로 15.7% 상승했다. 달걀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평년 5000원 내외였던 달걀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아직 75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육류인 삼겹살은 ‘금겹살’이 되고 있다. 이달 100g당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2405원. 전년 평균(2122원)보다 13.3% 올랐다.서울시 수도요금까지 덩달아 오른다.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9년 만에 수도요금을 인상한다. 현재 t당 565원이던 판매단가는 올해 590원, 2022년 688원, 2023년 786원으로 인상된다. 3년간 39.1% 오르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 동향 종합지표인 KAPI는 지난 3일 116.9를 기록했다. 최근 4년간 5월 평균 수치 중 최고치다. “가공식품까지 도미노 가격 인상”원재료 가격이 치솟자 가공식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쌀 가격 상승으로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등은 지난 2월 마트와 편의점에서 즉석밥 가격을 7~12% 올렸다. 편의점 막걸리 가격은 1300원에서 1600원으로 뛰었다. 꿀호빵 등 유통 채널에서 주로 판매하는 SPC삼립과 롯데제과의 양산빵까지 3월부터 각각 8% 올랐다. 풀무원과 CJ, 대상 등은 브랜드 두부 가격을 10~15% 올렸다.라면까지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 서민 음식인 라면은 식품업체들도 ‘민심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어 가격 조정에 신중한 식품이다. 하지만 밀 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그동안 눈치싸움을 하던 가격 인상을 미뤄온 식품업체들은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인상불가피론을 강조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미 원가 부담이 적정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원가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한 업체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 도미노처럼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종관/노유정/안대규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