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인 타지키스탄 군대. 사진=AP
훈련 중인 타지키스탄 군대. 사진=AP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자 중국이 타지키스탄과 대테러 훈련에 돌입했다. 타지키스탄은 아프간 북쪽에 있으며,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가 두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1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와 타지키스탄 내무부는 전날부터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합동으로 대테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마자 중국이 인접 국가와 훈련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아프간 무장 세력의 확장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아프간의 상황 변화가 이웃 국가들에 불안과 테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신장 지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이슬람교 내에서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간의 평화 재건을 지지한다면서도 "탈레반이 ETIM을 포함한 각종 테러 단체를 단호히 타격해야 한다"며 테러 단체와의 결별을 주문했다.

자오커즈 공안부장은 타지키스탄 측에 보낸 서한에서 "현재 국제 정세는 커다란 변화 속에 있으며 지역의 대테러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며 "이번 훈련은 대테러 부대의 대응 능력을 높이고 테러에 맞서 싸우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미존 라킴조다 타지키스탄 내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은 산악지대에서 테러와 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혀 아프간 테러세력이 국경을 넘을 것을 상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이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다음 회의 의제는 아프간 문제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열리는 이 회의의 개최국은 타지키스탄이다. 아프간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