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명장' 김수학 부장 "세계 최고 쇳물 열풍장치 개발, 후진양성 힘쓸것"
“은퇴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내화물 열풍 건조장치를 개발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데 온 열정을 쏟겠습니다.”

올해 포스코 명장에 선정된 김수학 포항제철 제선부 부장(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를 1년여 앞두고 명장에 선정돼 인생 2막을 포스코에서 보낼 수 있는 영광을 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스코는 명장에 선정된 기술자들이 은퇴 후에도 관련 분야 기술 전수, 신입사원 및 사내 대학 특강, 협력사 및 고객사 설비관리 등 기술경쟁력 향상에 나설 수 있도록 기술 컨설턴트로 재채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 명장은 이번에 차장에서 부장으로 특별 승진한 데 이어 포스코 명예의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 명예의전당은 포스코를 빛낸 임직원의 업적을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한 곳으로 헌액 대상자는 창립요원, 역대 최고경영자(CEO), 역대 기성·명장 등이다. 기술 명장은 그를 포함해 총 21명에 이른다.

김 명장은 1986년 포항제철소에 입사해 35년 동안 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드는 제선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고로 내화물 시공 및 건조, 노벽 보수 기술 분야에서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나서 제선기능장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김 명장은 2018년 용광로 출선구를 통해 흘러나오는 쇳물 통로를 덮는 ‘대탕도 덮개’ 내화물 건조 방법을 개선해 품질 향상과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탕도 덮개는 출선 작업 중 쇳물이 흐르는 탕도(湯道) 상부를 덮는 설비로, 쇳물 온도를 유지하고 고열과 비산물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고온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부에 내화물이 시공돼 작업자의 안전과 주변 설비를 보호하는 기능을 동시에 한다.

그는 지난해 관련 분야 특허도 취득했다. 그의 기술은 광양과 포항제철소에 적용돼 연간 20억원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그는 “평소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품질을 좋게 할 것인지, 생산성 개선 방법이 없는지 현장 직원들과 고민하고 끊임없이 공정 개선을 시도해 0.1%라도 향상하려 노력한 게 이 같은 성과를 거둔 비결이 됐다”고 말했다.

김 명장은 “앞으로 고로내화물 건조작업에서 직화(화염)작업을 없애고, 열풍을 이용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추가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고로 작업 중 위험작업에 대한 스마트화를 추진해 직영과 협력사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업환경도 구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베테랑 기술직원들이 보유한 현장 기술을 짧은 동영상을 통해 전수할 수 있도록 하는 사내 플랫폼을 활용해 30년 이상 축적해온 기술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할 계획이다.

김 명장은 포스코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을 사회 전체로 뿌리내리는 데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과 매출 증대,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사회봉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