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0)이 광복절을 맞아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전날 이 회장에 대해 가석방 허가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는 가석방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된 사실만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가석방 여부를 공개하는 데 사전 동의했다”며 “이중근 회장은 사전에 동의받지 않아 결과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정확한 가석방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법조계는 고령인 데다 형기의 80% 이상을 채워 법무부의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2018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회장은 △법인세 36억2000만원 포탈 △개인 서적 출간을 위해 회삿돈 246억원 인출 △가족 회사에 90억원대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이 중 366억5000만원의 횡령과 156억9000만원 상당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 중 계열사 배임 일부를 무죄로 보고 형량을 징역 2년6개월로 낮췄다. 이 같은 판단은 작년 8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 회장은 2018년 2월 구속된 후 2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161일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작년 1월 열린 2심에서 다시 징역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