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각 6개월 만에 '오성운동' 지휘봉 잡아…당내 혁신 주도할듯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전 총리, 의회 최대 정당 당수로 선출
올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와중에 실각한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6개월 만에 의회 최대 정당의 당수로 정계에 복귀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콘테 전 총리는 6일(현지시간) 반체제정당 오성운동의 당원 투표를 거쳐 당수로 공식 선출됐다.

투표에 참여한 6만7천64명 가운데 92.9%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로써 오성운동은 당의 얼굴로 통하던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이 당수직에서 물러난 2020년 1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새 리더십 아래 쇄신의 기반을 마련했다.

콘테 전 총리는 지난 5월 일찌감치 당내에서 당권 주자로 낙점됐으나 공동 창당인 가운데 한 명이자 막후 실력자인 베페 그릴로와 당권 분점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선출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릴로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신임 당수의 당권 행사 범위를 제한하려 했고, 이에 맞서 콘테 전 총리는 "당의 '얼굴마담'은 되지 않겠다"며 실질적인 권한 행사를 고집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전 총리, 의회 최대 정당 당수로 선출
현지 정가에서는 콘테 전 총리가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에 따라 그릴로와의 권력 싸움에서 사실상 완승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모든 정치적 결정을 책임지는 가장 막강한 당수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패한 기성 정치 타파라는 기치를 내걸고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2018년 총선에서 득표율 32.7%를 차지하며 최대 정당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연정을 통한 집권 기간 정책적으로 그리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근에는 지지율이 15% 안팎까지 추락했고, 그 와중에 당내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분출하며 수권 정당으로서의 위상마저 서서히 잃어갔다.

실각 이후에도 대중적 인기가 여전한 콘테 전 총리가 차기 당권 주자로 부상한 것도 거듭되는 위기 국면과 무관치 않다.

콘테 전 총리로선 분열된 당의 구심력을 회복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중차대한 책무를 맡게 된 셈이다.

법대 교수 및 변호사 출신인 콘테 전 총리는 2018년 총선으로 1당이 된 오성운동의 낙점을 받아 총리직에 취임했다.

이후 두 차례 연정을 이끌며 정치 초보답지 않은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 2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둘러싼 이견으로 연정이 붕괴하며 2년 8개월에 걸친 행정수반 역할을 마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