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뮤지컬 '헤드윅'서 완벽한 노래·연기 선사
돌아온 '조드윅',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대방출
조승우는 관객을 들었다 놨다 했다.

때론 재치 있는 농담과 몸짓으로 웃게 했고, 때론 미묘한 표정 연기로 가슴을 적셨다.

뮤지컬 '헤드윅'은 그야말로 조승우에 의한, 조승우를 위한 무대였다.

5년 만에 '헤드윅'에 돌아온 조승우는 지난 4일 공연에서 명성 그대로의 '조드윅'(조승우+헤드윅)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의 대체 불가한 노래와 연기에 함성과 환호가 금지된 객석에서는 공연 내내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 초반 긴 금발 머리에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빨간 망토를 걸치고 나타난 조승우가 무대에 올라 "언니 왔잖아…내가 그렇게 궁금하고 보고 싶었니?"라며 인사를 건네자 관객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돌아온 '조드윅',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대방출
'헤드윅'은 동독 출신 트렌스젠더 록 가수 한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 상처를 안고 사는 그는 어느 날 미군 병사 루터를 만나 여자가 되는 조건으로 결혼 제안을 받는다.

미국에 가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고, 이름도 어머니의 이름인 헤드윅으로 바꾸지만 수술이 잘못돼 중요 부위에는 1인치가량의 살덩이가 남았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가지만 이내 루터로부터 버림받고, 자신의 반쪽으로 여기게 되는 토미를 만나지만 그와의 사랑도 이뤄지지 않는다.

2005년 초연한 '헤드윅'이 올해 13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 중 조승우는 6번을 무대에 섰다.

200석 소극장에서 출발했던 작품은 2016년 700석 규모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겼고, 이번에는 1천250석의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헤드윅'은 콘서트 형식 뮤지컬로 관객과 주고받는 호흡이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립이나 함성, 환호가 금지되며 모든 것을 배우가 끌어가야 한다.

작품의 특징이었던 배우가 객석으로 뛰어드는 장면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조승우는 달랐다.

코로나 상황에서 공연하는 어려움을 농담에 담아 전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양봉용 모자를 쓰고 나타나선 "이거 쓰고 객석 내려가려고 했는데 안 된대"라고 하고, 땀을 닦은 뒤 화장이 묻은 손수건을 관객에게 건네는 장면에선 "이것도 안 된대"라며 손수건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웃음을 유발했다.

돌아온 '조드윅',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대방출
패러디도 눈길을 끈다.

루터가 한셀에 준 젤리가 공중에 흩어지는 장면에서는 수많은 곰 젤리 영상과 함께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흐르고, 이때 조승우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춤을 추며 큰 웃음을 준다.

'헤드윅'은 헤드윅을 연기하는 배우가 사실상 홀로 휴식 시간 없이 3시간 가까이 이끌어가는 공연이다.

그래서 배우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시즌 헤드윅은 조승우를 비롯해 오만석, 이규형, 고은성, 뉴이스트의 렌이 연기한다.

헤드윅의 남편 이츠학 역은 이영미, 김려원, 제이민, 유리아가 맡아 최고의 가창력을 선보인다.

공연은 10월 31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