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고점론’을 펴고 있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14개월 연속 우세했으며 최근 들어선 가격 상승 전망의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에 비해 2포인트 오른 129로 집계됐다. 지난 2월(129) 후 최고치다. 이 지수는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5월 96에서 한 달 뒤 112로 올라선 이후 1년2개월 동안 100을 웃돌고 있다. 최근엔 5월(124), 6월(127)에 이어 이달(129)까지 석 달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전국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집값 상승 심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확실한 공급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103.2로 전달 대비 7.1포인트 빠졌다. 올 들어 처음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년 1월~2020년 12월)보다 낙관적이고, 이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심리는 지난해 12월 91.2에서 매달 상승했다. 올해 3월(100.5) 100을 웃돈 뒤 6월 110.3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6월까지 반 년 동안 19.1포인트 상승했지만 7월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이달에 ‘4차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