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수행에 자주 방해"…장성 출신과의 결별에 군부 반응 주목
브라질 대통령, 내년 대선 앞두고 부통령에 사실상 결별 통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위해 러닝메이트를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2018년 대선과 다른 방식으로 내년 대선에 나설 것이라면서 "부통령 후보를 신중하게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육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에게 사실상 결별을 통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군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부통령을 처남에 비유하면서 "결혼을 했으면 쫓아낼 수는 없고 참아야 한다"며 그동안 모우랑 부통령을 불편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가 국정 수행에 자주 방해가 됐다는 말도 했다.

그동안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독단적인 행태를 계속하면서 모우랑 부통령과의 관계가 정부 출범 초기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소집하면서 모우랑 부통령을 제외하자, 모우랑 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모우랑 부통령 자신도 내년 대선에서 러닝메이트로 나설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거에 다시 나서게 되면 부통령 후보가 아니라 내 고향에서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한편, 브라질 선거법은 무소속 대선 출마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일정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소속 정당을 결정해야 출마 자격이 주어진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우파 사회자유당(PSL)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후 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2019년 11월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