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10년으로 올리면 판사 임용 줄어"
민변 "10년은 돼야 법관 독립성 확보 가능"
"5년이냐 10년이냐" 판사 임용기준 놓고 논쟁
판사직에 지원할 수 있는 최소 법조 경력을 현행 5년으로 유지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법조계의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5일 법안소위를 열어 판사가 되는데 필요한 최소 법조 경력을 5년으로 유지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중심으로 개정안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개정안은 법사위 전체 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관이 될 수 있는 최소 법조 경력은 올해까지만 5년으로 하고 내년부터는 7년, 2026년부터는 10년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현행법이 유지되면 신임 법관 임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 경력이 많은 우수 자원들은 이미 각자 직역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여서 신임 법관으로 자리를 옮길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법조일원화 시행 전에는 매년 149∼175명의 법관이 임용됐지만, 제도가 시행된 2013년 이후 임용 법관 수가 39∼111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반면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법조 경력자를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채용한 것은 경험 없는 판사가 부장판사 등 선배 법관들의 판단에 종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데, 최소 경력이 10년은 돼야 자신의 법조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5년이면 대형 로펌 등에서 전략적으로 키운 변호사를 법관으로 임용시키는 소위 '후관 예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변은 "최소 법조 경력 기준은 법관사회의 폐쇄성과 서열주의, 특권 인식, 전관예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판사 수급 문제는 시험 중심의 법관 임용 절차 개혁과 판사 정원 확대 등 별도의 논의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