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비행체 기술 KAI가 독보적…2029년까지 독자모델 개발"
“도심항공교통(UAM) 비행체 기술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합니다. UAM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 기회는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KAI UAM 비행체 개발을 맡고 있는 윤종호 기술혁신센터장(사진)은 지난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뜻한다. 교통 혼잡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이동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26년 1560억달러, 2030년 3220억달러, 2040년 1조4740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 추정치가 30.4%에 달한다.

국내에선 자동차·기계장비 기술을 앞세운 현대자동차와 방위산업·인공위성 기술을 앞세운 한화, 항공기 제작·정비 기술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UAM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KAI만큼 UAM 관련 역량을 쌓은 곳도 드물다. 윤 센터장은 “UAM 시장과 비행체 기술 개발은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UAM 전체 시장의 90%는 건설, 운항, 금융 등 서비스 및 인프라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비행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UAM 비행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 중 약 70%는 KAI가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나머지 30% 정도는 UAM에 특화된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당장 UAM을 만들어 띄우라고 한다면 국내에서 가능한 업체는 항공기 제작 노하우를 보유한 KAI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항공기 개발 경험이 없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갖춰 독자 개발하기까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비(非)항공기업 대비 훨씬 효율적인 투자로 UAM 비행체 개발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윤 센터장은 2029년까지 UAM 독자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2025년까지는 KAI가 보유한 기존 항공기술과는 다른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UAM 특화기술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후부터는 독자 모델 개발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UAM 개발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 선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실증 중인 UAM은 동력장치와 이착륙 및 비행방식 등 주요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종이 존재한다”며 “10년 내 미래 시장을 지배할 표준 기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몇 년간은 UAM 전략과 기술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설명이다.

윤 센터장은 “국내에서 추진하는 자체 개발사업에 항공기 전문업체로서 적극 참여할 뜻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협력 구도가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다방면으로 협력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되면 비행체 개발을 위해 다른 항공기 개발사업처럼 국내 분야별 전문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천=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