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역, 재건축 기대감에 호가 유지
경기도 의왕시 부곡·삼동과 안산시 본오동 아파트 호가가 꿈쩍 않고 있다. 경기도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음에도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의왕역의 경우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집주인들이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상록수역의 경우 GTX 관련 기대감은 줄었지만 재건축 가능성이 가격을 붙잡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GTX-C 노선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평가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GTX-C 노선의 추가 정거장으로 제안했다. 기존에 기대감을 키웠던 의왕역과 상록수역은 언급되지 않았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죠"
먼저 의왕역의 경우 아직까지는 GTX-C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호가와 집값 하락을 막고 있다. 의왕시는 지난해 2월부터 GTX-C 노선에 의왕역을 추가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해왔다. 특히 지난달 17일 의왕시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GTX-C 노선 의왕역 정차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 협상 단계에서 의왕역 반영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아직은 우선협상대상자인만큼 실시협약이 체결되는 올해 말까지는 의왕역이 GTX-C노선에 추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의왕역 인근 대장 아파트인 의왕 파크 푸르지오 전용 84㎡ 기준 호가는 여전히 9~12억원으로 GTX-C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초 8억1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연초 6억46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억5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부곡동 J공인 중개 대표는 "전용 84㎡ 기준 호가는 최고 12억원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 매물은 8억원 수준에 나와있다"며 "아직 기대감이 남아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집주인들이 계약이 될 것 같으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역 인근 대단지 아파트인 부곡 대우 이안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이 아파트 전용 85㎡의 호가는 5억8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3월 거래된 5억5000만원보다도 3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부곡동 M중개업소 대표는 "얼마 전 호가인 5억8000만원에도 산다는 투자자가 나왔지만 거래가 되진 않았다. 현재는 매물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GTX-C 기대감이 남아있어 집주인들이 좀처럼 집을 팔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GTX-C 기대감 사그라들었지만…재건축 남았다"
GTX-C 노선 추가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록수역 인근 아파트들의 호가 역시 그대로다. 상록수역 근처에 있는 본오동 안산월드1단지 전용 45㎡ 기준 호가는 여전히 4억원 중반에서 5억원에 달한다. 집주인들도 4억3000만~5000만원 사이에 내놓은 매물에 대한 가격 조정은 없는 상황이다. 이 단지 전용 45㎡는 올해 초 2억8000만원에 거래가 됐는데 지난달 4억2700만원에 거래돼 약 3개월 만에 1억원 이상 급등했다.다만 투자를 위한 문의전화가 이전보다 많이 줄었고 집주인들 사이에서도 매물 가격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안산시 본오동 J공인중개 관계자는 "GTX-C 관련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상록수역 인근 아파트들에 대한 문의도 많이 뜸해졌다"고 말했다. 가격 변동이 없는 배경에는 재건축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이 단지는 1989년 1월에 지어져 올해 33년차에 접어들었다. 총 1070가구가 살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안산월드1단지는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실시가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8월 정밀진단을 들어갈 예정이다.
본오동 D공인중개 관계자는 "월드아파트는 5층으로 된 저층 아파트이기 때문에 재건축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며 "아직은 재건축 계획이 없지만 월드아파트 뿐만 아니라 본오동에 모여있는 저층 아파트들은 재건축 연한을 채웠기 때문에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