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6일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와 사진을 찍고 있다. 윤석열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6일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와 사진을 찍고 있다. 윤석열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과 6일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인 이찬호 씨와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 전준영 씨를 잇달아 만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이들은 국가 차원에서 보상이 미미하다고 지적받는 사건의 피해자들로 윤 전 총장이 현충일을 맞아 문재인 정부와 각세우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은 6일 전씨를 만나 “천안함 피격 사건은 대한민국이 여전히 전쟁의 위협에 노출된 분단국가임을 상기시키는 뼈아픈 상징”이라며 “안보가 위태로운 나라는 존속할 수 없고, 경제와 민주주의 모두 튼튼하고 강력한 안보가 담보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할 사람들에게 ‘끝까지 함께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피격 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전날에는 이씨를 만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부상당하거나 생명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헌신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보 역량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며 “보훈이 곧 국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그런(유해 봉환) 노력을 게을리하면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5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윤 전 총장은 천안함 괴담을 만들어 유포하는 세력과 희생된 장병들을 무시하고 비웃는 자들을 겨냥해 쓴 말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권 도전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