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노후 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강남구 등과 달리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지 않는 데다 재건축 추진 기대가 작용해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노원구에 따르면 1989년 지어진 상계동 상계주공 13단지가 지난 24일 재건축 사업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통과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8~80㎡ 939가구로 이뤄져 있다.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전체 바닥면적 비율)은 189%다.

상계주공 1단지는 19일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용역 업체 선정 과정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6개월 만이다. 1988년 지어진 이 단지는 24개 동, 2064가구로 구성돼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용역 업체 선정이 마무리되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계주공 16개 단지 중 재건축을 완료한 8단지(포레나노원), 2018년 5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5단지,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15단지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적정성 검토로 이뤄진다.

노원구 중저가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면서 집값도 빠르게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주(24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한 주 전에 비해 0.21% 올랐다. 서울에서 7주 연속으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노원구는 상계·중계동 중저가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기대로 상계주공의 실거래가도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 13단지 전용 45.9㎡는 19일 5억38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2월 거래(4억8000만원)보다 5800만원 올랐다. 상계주공 16단지 전용 58㎡는 이달 6일 7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3월 5억7300만원에 실거래된 주택형이다.

상계동 A공인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재건축 기대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