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들어 멀리 뿌린다…고성능 소독방역기 '제스트'
살균제를 물과 희석해 연무 형태로 만들어 뿌리는 소독방역기는 코로나19 사태에 어린이집, 도서관 등 대중밀집 장소의 필수 장비가 됐다. 그러나 시중에 있는 방역기는 최대 무게가 9㎏에 달할 정도로 무거운 것이 단점이다. 실내에서 여성이 혼자 들고 사용하기에는 버겁다. 배터리 내장형 제품이 대부분이라 1~2시간 사용 후 최대 6시간이나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파티클이 지난달 내놓은 ‘제스트’는 2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무게는 줄이고 사용 시간은 늘린 방역기다. 제스트는 약제를 가득 담아도 무게가 2.6㎏에 불과하다. 1시간 사용 후에는 배터리를 교환하고 후속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무게를 줄이고 사용시간을 늘리면서 성능도 강화했다. 기존의 소독방역기가 뿌리는 입자의 크기는 최대 100㎛(1㎛=100만분의 1m)에 달했다. 입자가 멀리 나아가지 못하고 금방 내려앉았다. 실내 작업 시 키보드, 모니터 등에 약제가 맺혀 흘러내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제스트는 2만RPM(분당 회전속도)의 초고속 회전 모터팬을 장착했다. 분무되는 살균제 입자 크기를 5~20㎛ 크기의 초미립자로 줄였다. 입자가 작고 가벼워 살균제가 더 멀리 퍼진다. 분사 길이는 7m에 달한다. 최두현 파티클 대표(사진)는 “연무 입자가 더 작고 가벼워 실내 구석구석으로 퍼지며 세밀한 입체 소독이 가능하고 살균제가 공기중에 장시간 머무를 수 있어 소독 효과가 오래 간다”고 했다.

최 대표는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부친의 일을 도와 방역 업무를 하다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문과 출신인 최 대표는 “제품의 기본적인 콘셉트를 잡은 뒤 전문가에게 의뢰해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어갔다”고 했다. 최 대표에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초기 투자금 확보였다. 청년창업사관학교 9기로 선발된 뒤 인적, 물적 지원을 받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엔젤투자매칭펀드에서 초기 투자금 1억원을 지원받은 것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최 대표는 제스트를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아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혁신제품챌린지 대상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 중진공 코로나19 우수극복기업 표창 등을 받았다. 최근에는 유럽의 CE 인증과 미국 FCC 인증을 마치고 미국, 일본, 스페인, 태국, 브라질 등 수출도 앞두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