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최측근·응시자도 입건…시교육청 "관련자들 엄정 대처"
응시자 원하는 문제 출제한 면접…인천교육감 전 보좌관 구속(종합2보)
교장 공모제 면접시험 과정에서 응시자가 원하는 문제를 사전에 전달받아 시험으로 낸 인천 지역 현직 초등학교 교장이 구속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보좌관을 지낸 인천 모 초등학교 교장 A씨를 구속하고 응시자 B씨와 장학관 C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출제 위원으로 참여해 외부에서 전달받은 문항을 출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 등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B씨의 요청이 A씨에게 전달되도록 공모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현직 교장 신분으로 출제 위원을 맡아 B씨가 원하는 문제를 2차 면접시험에 출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교장 공모제 평가 결과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와 A씨 등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건된 6명 중에는 A씨와 도 교육감의 최측근인 전직 정책보좌관, 당시 교장 공모제를 주관한 부서 팀장 등이 포함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올해 초 이 같은 내용의 공익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인 뒤 경찰에 A씨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교장 공모제는 교장 임용 방식을 다양화하고 학교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인사를 뽑자는 취지로 2007년 처음 도입됐다.

이 중 내부형은 교장 자격증 소지자 또는 초·중등학교 경력 15년 이상 교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공모제는 초·중·고교 8곳에서 시행됐으며 교장 자격증 소지자 4명과 평교사 4명이 교장으로 임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했고 B씨 등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했다"며 "다음 주 중으로 A씨 등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건자들을 어떻게 조치할지 결정하고, 내부형 교장 공모제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상훈 인천시교육청 대변인은 "아직 판결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만큼 교육청 차원에서도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며 "입건자들의 신분상 조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