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미국과 대만 등의 경쟁사 대비 과도한 세금 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법인세율이 외국보다 높고, 세제 혜택도 턱없이 부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은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뢰해 한국 미국 대만의 반도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TSMC의 최근 3년(2018~2020년) 유효법인세율을 비교·분석했다. 유효법인세율은 연결재무제표상 ‘법인세 비용’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세 부담을 보여주는 지표다.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유효세율이 27.3%(이하 2020년 기준)로 가장 높았고, SK하이닉스가 23.7%로 뒤를 이었다. TSMC와 인텔의 유효세율은 각각 11.4%와 16.7%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TSMC의 2.5배, 인텔의 1.6배에 달하는 세 부담을 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절대금액에서도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용(9조9973억원)은 인텔(4조7369억원)의 두 배, TSMC(2조6441억원)의 네 배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약 36조원으로 인텔(28조원)과 TSMC(23조원)보다 각각 28%와 56% 많다는 점을 고려해도 과도한 법인세 부담을 진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약 6조원으로 TSMC(23조원)의 25% 수준에 불과했지만 법인세는 1조4781억원으로 TSMC(2조6441억원)의 절반을 넘었다.

김태윤 전경련 산업전략팀장은 “기본적으로 한국 법인세율(최고 25%)이 미국(21%) 대만(20%)보다 높은 데다 시설투자 등에 대한 세제 지원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유효법인세율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의 높은 법인세율은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정부가 법인세율을 캐나다와 독일 수준(15%)까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이수빈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