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기생충 봉준호감독과 개그우먼 박나래 수상소감을 통해 본 소감공식 APEC
2020새해, 감사함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면



새해를 맞이해서 감사해야 할 일이 많아진 분들이 하는 고민이 있다. 바로 감사한 마음을 제대로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은데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도 감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특히 공식적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감사함을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수상소감을 해야 할 경우에는 더욱 생각이 많아진다. 미리 원고를 써놓기도 하는데, 그대로 읽으면 식상할 것 같고 외우자니 혹시 기억이 안 날까 봐 걱정이 앞선다. 수상 소감 멋지게 하는 사람들처럼 짧지만 존재감을 확실히 살리고 싶은데 많은 사람 앞에서는 눈앞이 캄캄해진다. 소감 스트레스에서 구원해줄 소감공식이 있다.



수상소감 스트레스에서 구원해주는 소감공식 APEC



오랫동안 많은 대중 앞에서 강의해온 나조차도 수상소감을 해야 할 때마다 늘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 시간 이상 진행하는 강의와 5분 이내의 짧은 소감 전달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마다 기억하는 4단계가 있다. 소감 스트레스에서 구원해준 소감공식 ‘APEC’이다. APEC은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와 머리글자는 같되 의미는 다르다.
[박영실칼럼] 기생충 봉준호감독과 개그우먼 박나래 수상소감을 통해 본 소감공식 APEC
APEC이 각 단계별 의미 제대로 알기



A(Attention) : 관심 끌기, P(Point): 핵심 주기, E(Example) : 사례 풀기,

C(Conclusion): 정리하기 총 4단계다. 2020년 새해 1월 5일에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에도 자세히 보면 APEC이 들어가 있다.



한국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



” 놀라운 입니다. 믿을 수 없네요. 저는 외국어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 통역이 여기 함께 하는 것을 이해 부탁드립니다. 자막의 장벽은 사실 장벽도 아닙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훌륭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리고 멋진 세계 영화 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입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곧 이어서 영어로 “I think we use only one language, Cinema”(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바로 영화라는 언어다)라고 덧붙였다.
[박영실칼럼] 기생충 봉준호감독과 개그우먼 박나래 수상소감을 통해 본 소감공식 APEC
APEC으로 살펴본 수상소감의 관심끌기, 핵심주기, 사례풀기, 정리하기



그럼 봉준호감독의 수상소감에 어떤 부분이 관심끌기, 핵심주기, 사례풀기, 정리하기 인지 살펴보자.

A(Attention) : 관심 끌기 – 놀라운 일이다. 믿을 수 없다. 나는 외국어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 통역이 여기 함께 있다. 이해 부탁드린다.

P(Point): 핵심 주기 –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다.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어보자.

E(Example) : 사례 풀기-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훌륭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리고 멋진 세계 영화 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이다

C(Conclusion): 정리하기-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바로 영화라는 언어다.



2019 KBS 연기대상 수상자 [동백꽃 필 무렵] 배우 강하늘의 수상소감



‘2019 KBS 연기대상’에서 ‘동백꽃 필 무렵’으로 최우수상과 네티즌상을 받은 탤런트 강하늘의 수상소감에도 찬찬히 보면 APEC 4단계가 스며들어 있다. 강하늘씨의 네티즌상 수상소감은 이랬다. “2003년 네티즌상 첫 수상자가 공효진씨였는데, 2019년에 내가 받아서 기쁩니다. 많은 사랑 받은 만큼 네티즌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동백씨(공효진) 덕분이예요. 동백씨~오늘은 셔터 내리고 까멜리아에서 기달려 주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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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으로 본 소감공식



A(Attention) : 관심 끌기- 2003년 네티즌상 첫 수상자가 공효진씨였는데

P(Point): 핵심 주기- 2019년에 내가 받아서 기쁘다.

E(Example) : 사례 풀기- 많은 사랑 받은 만큼 네티즌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C(Conclusion): 정리하기-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동백씨(공효진) 덕분이다. 동백씨~오늘은 셔터 내리고 까멜리아에서 기달려 달라.”

감성을 사로잡는 유머를 살짝 넣으니까 전체적인 수상소감이 더 부드럽게 기억에 남았다.



진정성과 유머를 모두 담은 MBC 연예대상 개그우먼 박나래의 수상소감



진정성과 유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은 수상소감이 또 있다. MBC연예대상에서 3수 끝에 연예대상 수상에 성공한 개그우먼 박나래의 수상소감이다. “솔직히 이 상은 제 상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너무 받고 싶었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요. 저는 키가 148cm라 항상 바닥에서 위를 우러러보는 게 행복해요. 어차피 키가 작아서 높이도 못 가지만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이처럼 진정성에 유머라는 양념을 한스푼 더 넣은 수상소감은 청중들의 마음에 각인을 시키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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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디스크어워즈 제작자상 수상한 방탄소년단(BTS) 제작자 방시혁대표 소감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 ‘제작자상’을 수상한 방시혁대표의 수상소감을 보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몸담고 있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는 이렇게 수상소감을 했다.

“올해 빅히트가 15주년을 맞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2019년을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좋은 음악과 콘텐츠가 세계의 무대와 차트에서 인정받으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아 더욱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반면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작자로서 더 좋은 음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을 깊이 통감한 한 해였습니다. 이 상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들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습니다”고 제작자로서의 소신을 덧붙였다.



좋은 수상소감은 역시 노력의 산물



아울러 세계적인 시상식의 수상소감을 챙겨보면 좋다. 센스 있는 수상소감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결이 담긴 수상소감이 향기롭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과 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감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최소 10번 이상 거울 앞에서 몸짓과 함께 리허설을 해본다면, 감사함을 전하는 소감의 향기가 상대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박영실칼럼] 기생충 봉준호감독과 개그우먼 박나래 수상소감을 통해 본 소감공식 APEC
긍정마음, 진정한 인생의 대상수상자로 만들어주는 씨앗



사람들은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의 수상소감에 더 감동받는다. 고난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이 받는 감동도 커진다. 고난을 극복해내며 이룬 성공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2020새해 기쁜 일만 생기면 좋겠지만 혹여 고난이 닥치더라도 긍정에너지를 발휘해보자.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힐 때, 다른 한 쪽 문은 열린다는 믿음으로. 그런 긍정마음이 자신을 진정한 인생의 대상수상자로 만들어주는 씨앗이 아닐까 싶다.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초빙대우교수
[박영실칼럼] 기생충 봉준호감독과 개그우먼 박나래 수상소감을 통해 본 소감공식 AP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