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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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연일 제기하면서 야권 내부에서도 오 후보의 적합성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민주당의 공세가 더 심해지면 선거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후보라서 공격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이 음해공작에 혈안이 된 후보를 (단일화 경선에서) 선택해야 한다"며 "우리에겐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단일 후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서울 내곡동 처가 땅을 임대주택 개발 부지로 '셀프 지정'해 30억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야당후보검증TF는 이날 논란이 된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찾아 오 후보의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여권이 '강공'을 펼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오 후보가 민주당 입장에서 위력적인 후보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권 위원장은 오 후보의 경선 경쟁자인 안 후보를 겨냥해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진짜 한방'이 있을 거 같은 후보를 뽑았다가 낭패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야권을 분열시키는 게 아니라 키울 수 있는 후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도 했다.

안 후보 측이 오 후보의 땅 문제를 언급하며 자신만이 '무결점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에 국민의힘 측이 맞받은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단일후보로 됐을 때를 가정하면, 본선에서 (민주당의) 공세가 지금보다 훨씬 심해질 것"이라며 "오 후보의 해명이 없다면 야권 선거에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 후보는 '오 후보에게 해명 기회를 준다'는 명분으로 내곡동 땅 의혹을 계속 부각시키면서 자신의 적합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불안하지 않은 무결점 후보를 선출해 본선에서 이겨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이 서울시 주택국장 전결 사항이었다는 오 후보의 해명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오 후보가)거짓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 공직자의 기본이 안 돼 있다. 국장에게 전결권이 있었다는 것은 행정을 전혀 모르거나, 뻔뻔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40만 평 그린벨트 해제를 몰랐을 리 없다는 비판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료를 내고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 행동을 이끌다가 서울시장이 되니까 처가 땅 그린벨트를 풀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1999년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재직 당시 건설교통부의 그린벨트 해제안에 대해 "환경권을 침해하는 위협적인 공권력 행사"라며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적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