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시노백 백신에 대한 거부감 작용한 듯…주지사들은 "백신 확보 늘려야" 압박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구매 의사를 나타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이 사용을 승인하면 스푸트니크 V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해 200억 헤알(약 4조1천억 원)의 예산을 마련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가위생감시국의 승인이 나오면 스푸트니크 V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 "보건당국 승인하면 러 백신 스푸트니크 V 구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스푸트니크 V 구매 의사를 밝힌 것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백신 '코로나백'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코로나백에 대해 여러 차례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에는 보건부가 코로나백 4천600만회분 구매 계약을 체결하자 하루 만에 취소시켰다.

"중국산 백신은 사지 않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백신 접종이 급해진 주지사들의 압박도 스푸트니크 V 구매 의사를 밝힌 배경이 됐다.

지금까지 국가위생감시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은 코로나백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 2가지뿐이다.

주지사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며 의회를 통해 스푸트니크 V 승인과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

브라질 대통령 "보건당국 승인하면 러 백신 스푸트니크 V 구매"
앞서 브라질 대형 제약사 우니앙 키미카는 스푸트니크 V의 수출과 해외 생산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함께 지난 15일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국가위생감시국은 스푸트니크 V가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최소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점을 들어 긴급사용 승인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RDIF는 브라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위생감시국이 스푸트니크 V 긴급사용 승인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추가 정보를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한 스푸트니크 V는 3상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 1·2상 시험 뒤 승인해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