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 진출자를 26일 확정지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 대표는 조속한 단일화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내부 경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라 당분간 야권 단일화 논의는 평행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28일부터 후보자 프레젠테이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 진출자를 서울 8명, 부산 6명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예비경선 진출자는 ‘빅2’로 불리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선동 전 의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 오신환 전 의원,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 이종구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8명이다.

부산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이언주 전 의원을 포함해 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이진복 전 의원, 전성하 LF에너지 대표 등 6명으로 결정됐다. 서울에서 6명, 부산에서 3명이 1차 탈락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심사 결과”라며 “정책, 비전 등을 관심있게 살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28일부터 모든 예비경선 후보가 나서는 스토리텔링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다음달 5일 본경선 후보자 각 4명을 추린다. 당락을 결정할 여론조사는 응답자의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국민의힘 후보 선호도만 묻기로 했다. 본경선에 진출하는 4명 중 1명을 무조건 신인 몫으로 배정하는 ‘신인 트랙’은 부산에만 적용된다. 서울의 경우 예비경선 진출자 가운데 이 명예회장 한 명만 정치 신인에 해당해 신인 트랙이 없다. 대신 이 명예회장은 신인에게 부여되는 가산점 20%를 받고 다른 후보들과 경쟁힌다.

안철수 “끝까지 가겠다”

또 다른 야권 유력 주자인 안 대표는 이날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야권 단일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일단 국민의당 후보로 뛰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찾아 “서울시장 선거에 끝까지 가서 반드시 정권교체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전에서 ‘중도 포기’는 없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을 향해 단일화도 재차 촉구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다”며 “각 당이 경선 일정을 계속 치르다 보면 지켜보는 야권 지지자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지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1 대 1 단일화 협상 과정을 보면 아주 긴 시간이 필요했다”며 “3월 초에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을 하면 굉장히 난감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요구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분간 예정된 내부 경선 일정을 소화하며 경쟁력 있는 당내 후보를 배출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나와야 (단일화를) 하는 거지 아무것도 안 하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협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