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으로 이송되는 동부구치소 수감 코로나19 확진자들 [사진=연합뉴스]
청송으로 이송되는 동부구치소 수감 코로나19 확진자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 사태로 비상이 걸린 서울동부구치소에서 30일 구치소 직원과 수용자 1830여명에 대한 4차 전수 검사가 이뤄진다. 동부구치소 확진자가 전체 수용자 절반에 육박하는 1000명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어서 4차 전수검사 결과가 이번 집단감염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동부구치소는 이날 오전부터 지난 진단검사에서 음성을 받은 동부구치소 직원 530여명과 수용자 1300여명에 대한 4차 전수 검사를 진행한다. 결과는 내일 오후부터 나올 것으로 보인다.

3차례의 전수검사에서 187명→300명→260(미결정 중 27명 추가 포함)명으로 세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며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792명에 달한다. 내부 직원 21명과 수용자 409명 및 이송된 362명까지 포함한 수치다. 대부분 수용자로,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 확진 사태다. 수용시설 과밀화가 구치소 집단 감염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 수용, 수용률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치소 측은 이날부터 비확진자를 강원북부교도소와 대구교도소로 추가 이송할 계획이다.

다만 앞서 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타 교정시설로 옮겨진 수용자들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분산 수용이 오히려 다른 시설에까지 집단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비확진자 175명을 서울남부교도소와 경기여주교도소, 강원북부교도소 등 3곳에 분산 이송했다. 이들 중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미 감염 확산이 현실화됐다.

지난 28일 동부구치소 내 확진자 345명이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송된 데 이어 법무부는 나머지 확진자에 대해서도 추가 분리 수용이 검토되고 있다.

교정 당국은 확진자에 대해 구속·형집행정지를 적극 건의, 집행정지가 결정되면 경기 이천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에 수용할 방침이라고 전날 밝혔다. 다만 기관 간 협의 중으로, 시기와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방역 실패 책임을 두고 법무부와 서울시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법무부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27~28일 감염 직원의 접촉자를 분류해 수감자 포함 300여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지만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일 직원들 사이에서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직원 10여명의 추가 확진 사실을 파악했다.

법무부는 지난 14일 구치소 수감자가 확진되면서 수용자 전수검사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당시 서울시와 송파구가 "큰 의미가 없다"고 반응해 16일에서야 전수검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법무부의 이같은 입장에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시는 "감염 초기 전수조사 여부는 환자 발생 여부 등을 토대로 검사 범위를 4개 기관이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사항으로 법무부의 주장처럼 서울시와 송파구가 독단적으로 방역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책임 공방을 떠나 결과적으로 동부구치소가 고층 빌딩 형태의 전형적인 3밀(밀접·밀폐·밀집) 시설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코로나19 취약 구조임에도 신속 대응에 나서지 않은 서울시와 법무부 모두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