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실존모델로 알려진 한자와 준이치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상무가 은행장이 됐다. 부행장과 전무 등 상급자 13명을 한꺼번에 제치고 상무에서 바로 은행장에 오른 과정도 드라마 같았다.

23일 일본 미디어들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은행은 한자와 준이치 상무(사진)를 차기 은행장에 임명하기로 했다. 미케 가네쓰구 현 행장은 모회사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 회장으로 승진한다.

한자와 상무는 "두배로 갚아주겠어"라는 대사로 일본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한자와 나오키의 실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원작자인 이케이도 준은 원래 미쓰비시은행(현 미쓰비시UFJ은행) 행원이었는데 한자와는 그의 입행 동기다. '한자와 나오키'라는 주인공 이름도 한자와 상무에서 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인 '우리들은 버블기 입행조'의 실제 무대도 미쓰비시UFJ은행이다. 한자와 상무는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버블기인 88년 미쓰비시은행에 입행했다. 도요타자동차 등 유력 기업들이 몰려있는 중부지방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상무로 승진했다.

상무에서 바로 은행장에 발탁되는 것은 미쓰비시UFJ은행 사상 최초다. 부행장과 전무 등 상급자 13명을 제치면서 미쓰비시UFJ은행장의 연령도 9살 젊어졌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따른 수익성 다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