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군 기술·인력 위협"…터키 "불공정 조치"
미,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한 터키 제재…터키·러시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4일(현지시간) 터키의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과 관련, 터키 당국과 고위 관리들을 제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터키 방위산업청과 이스마일 데미르 방산청장 및 관리 3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제재 내용에는 터키 방산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허가 금지, 제재 대상자들의 미 입국 금지,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이 포함됐다.

이 조치는 미국의 이익에 해로운 거래를 제재하는 CAATSA(미국의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에 따라 이뤄졌다.

터키는 미국이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다.

S-400은 러시아가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도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터키는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당시 미국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구매를 추진했으나, 미국은 터키의 과도한 기술 이전 요구를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터키는 작년 러시아에서 S-400을 도입했다.

당시 미국은 나토 동맹국인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터키가 도입을 강행하자 미국은 터키에 F-35 전투기 판매를 금지했으며 터키가 S-400을 배치해 운용할 경우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매하면 미국의 군사기술과 인력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미국과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미,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한 터키 제재…터키·러시아 반발
터키는 즉각 반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인 미국이 우리를 지지하지 않고 제재를 강행한 데 대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제재하더라도 우리는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제재는 "불공정하다"고 비판하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보복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대화와 외교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제재는 불법이며 국제법에 대한 오만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