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나 가축분뇨 원인 추정…제주도, 관광자원 활용 추진

과거 제주 지하수 개발 이전 식수로 이용했던 마을 용천수가 현재는 먹는 물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옛 제주인 식수 '용천수' 질산성질소로 오염…먹는 물 부적합
제주도는 '2021년 용천수 보완 관리계획 수립' 등을 위해 용천수 전수조사 및 수질 모니터 결과, 대부분 마을 용천수에서 질산성질소 수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일부 용천수는 먹는 물 수질 기준(1ℓ당 10㎎)을 초과해 질산성질소가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화산섬인 제주에는 땅속 동굴 등으로 물이 흐른 후 저지대에서 분출하는 용천수가 곳곳에 있다.

제주에서는 하천과 용천수를 따라 주민들이 거주해 마을이 자연적으로 생겨났을 만큼 과거에는 용천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마을이 이뤄지게 한 해안가 마을 용천수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지하수 등으로 대체돼 쓰임새가 없어지게 됐다.

도 조사에 따르면 수변 공간에 있는 용천수인 산지물(제주시 건입동), 되물(서귀포시 서귀동), 돈물(제주시 한림읍), 고두물(제주시 한림읍), 엄수물(제주시 한림읍), 엉알물(제주시 한림읍), 세양물(서귀포시 안덕면), 큰물(제주시 구좌읍), 입니물(제주시 애월읍) 등이 질산성질소가 먹는물 기준치를 넘어서 검출됐다.

특히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엉알물에서 질산성질소가 지난 9월 1ℓ당 30.9㎎이 검출돼 기준치의 3배 이상이 나왔다.

제주시 한림읍 한림리에 있는 고두물에서도 지난 9월 검사에서 질산성질소가 1ℓ당 17.3㎎이 나왔다.

제주시 건입동 산지물에서는 질산성질소가 2014년 조사에서 1ℓ당 2.9㎎이 검출됐지만 지난 9월 조사에서 1ℓ당 13.4㎎으로 치솟았다.

또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되물은 검출 질산성질소가 2014년 1ℓ당 2.9㎎에서 지난 9월 14.2로 높아졌다.

옛 제주인 식수 '용천수' 질산성질소로 오염…먹는 물 부적합
반면 해발 고도가 높은 산지에 있는 용천수는 질산성질소 검출이 사람이 마시기에 적합했다.

제주시 봉개동 절물에서는 질산성질소가 2014년 1ℓ당 0.8㎎이 검출됐고 지난 8월에도 1ℓ당 0.5㎎이 나왔다.

또 서귀포시 하원동 산물이맹동산물은 질산성질소가 2014년 1ℓ당 0.4㎎, 지난 9월 1ℓ당 0.2㎎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열안지물(제주시 오라이동), 천아계곡물(제주시 해안동), 유수암천(제주시 애월읍), 명도암물(제주시 봉개동), 돈내코물(서귀포시 상효동) 등 산간에 있는 용천수들은 질산성질소 수치가 기준치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이번 조사에서 총 656곳의 용천수를 확인했으며, 그동안 문헌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용천수 17곳을 발견했다.

또 22곳은 매립 및 멸실돼 위치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했다.

도는 용천수 가치를 발굴하고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들의 구술 채록, 역사 및 문화와 연계한 스토리텔링 발굴, 용천수의 향토 유산 지정 등을 통해 용천수를 지속할 수 있게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제주생태관광협회에서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지역에서 주민 참여형 용천수 관리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등 주민들의 용천수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도는 이번 조사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다음달 께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고범녕 제주도 환경정책과장은 "질산성질소는 인위적인 오염이 없는 지하수에서 보통 1ℓ당 1∼2㎎의 농도를 보인다"며 "화학비료나 가축분뇨 등에 질산성질소 함유량이 많게 나와 수질 오염 지표로 자주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