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가 지난해 12월25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SBS 가요대전' 포토월 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그룹 방탄소년단(BTS)가 지난해 12월25일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SBS 가요대전' 포토월 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예인 등이 만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병역법 개정안 9건을 병합해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했다. 9건의 법안에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병역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전용기 대표발의한 'BTS 병역연기법' 국방위 통과

전용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입영 연기 대상자의 범위를 현행 '체육 분야 우수자'에서 '체육·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확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해당 법안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는 등 국위를 선양했다는 평가를 받는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병역 문제를 염두에 두고 발의된 탓에 'BTS 병역연기법'으로도 불렸다.

국방위 전문위원은 이 법안과 관련해 "체육 분야에 허용하고 있는 입영연기 제도를 대중문화예술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양 분야 간 형평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바라봤다.

BTS의 병역 문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올랐다.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손흥민 선수 등이 병역특례를 적용받자 체육인에 대한 병역 특혜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9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9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은 선 그었지만 정부여당 지속적으로 관심

야구대표팀의 경우 몇몇 선수가 기여도가 떨어짐에도 병역 특례를 위해 선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당시 빌보드200 1위를 달성했던 BTS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 같은 여론은 자연스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갔다.

BTS가 지난 8월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거머쥐며 이들의 병역 논란이 재점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K-팝(POP)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라며 축하했다. 지난 9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의 날 행사에 BTS를 초청하며 여론은 더욱 끓어올랐다.

여당 최고위원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손흥민은 되는데 왜 BTS는 안 되냐"며 병역특례 주장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같은 당 이낙연 대표는 "BTS 병역 문제를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하는 건 국민이 보기에 편치 못하고 본인(BTS)도 원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대표가 신중론을 강조했지만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다만 병역 면제가 아닌 병역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같은 논의는 당·청 간 물밑 조율을 통해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