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랠리에도 증권가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작지 않아서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증시 상승을 꺾을 수 있는 ‘양대 변수’로 보고 있다. 랠리의 근거인 내년 실적 전망도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과 격차가 작아 시장 상승이 이어질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글로벌 증시를 지배한 코로나19는 내년에도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100만 명을 넘어가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수습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사태 악화를 막아온 글로벌 유동성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과거 리먼 사태처럼 장기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은 세계 각국이 유동성을 동원한 부양책을 통해 위기를 막아냈기 때문”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이 유동성 축소 조짐을 보이면 글로벌 증시는 한 차례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행보도 주의 대상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바이든의 당선을 시장 안정화 요인으로 보고 있지만 이 관측은 실제 집권 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며 “바이든이 선거 과정에서 대중국 견제를 약속한 만큼 반덤핑 제소 등 한국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킬 무역정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상장사들의 내년 영업이익이 180조211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177조5323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내년도 강세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그러나 “최근 코스피지수가 2400선과 2500선을 잇달아 돌파하는 활황장이 펼쳐지면서 내년에도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낙관론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내년 실적 전망치에도 일부 거품이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안타증권은 내년 상장사 영업이익을 177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유가증권시장을 실적장세가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 정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근거다.

전범진/박의명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