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 센터에서 입장 발표에 나서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윌밍턴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 센터에서 입장 발표에 나서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윌밍턴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사진)가 4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공식 탈퇴한 날"이라며 "정확히 77일 안에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77일은 바이든 후보가 대선으로 승리할 경우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인 내년 1월20일까지의 기간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이 협약에서 탈퇴했다고 보도한 ABC 방송 기사를 함께 인용했다.

파리기후협약 복귀는 바이든 후보가 기후변화를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국제적 협약을 탈퇴해버린 트럼프 정부의 '과오'를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로 내세운 상징적 공약.

바이든 후보는 승기를 잡은 시점에 이 트윗을 게시해 최종 승리를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글을 올리고 약 40분 뒤 바이든 후보는 트위터에 다시 "개표가 끝나면 우리가 승자가 되리라고 확실하게 믿는다"고 적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 협약 탈퇴를 선언한 후 지난해 11월4일 탈퇴 절차를 시작했다. 협약 규정에 따라 절차 개시 후 1년이 지난 4일 미국의 탈퇴가 공식 발효됐다. 현재까지 협약 서명국 중 탈퇴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2015년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채택해 이듬해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신설하고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차별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첫날부터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측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최고의 보건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직 승리 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당선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가운데 정권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에 대응해 개표 결과에 쐐기를 박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전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인으로 선언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시도와 관계없이 신속한 정권 이양 작업에 바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AP통신과 정치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미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6명만 추가로 얻으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숫자인 '매직넘버 270명'을 달성해 대선 승리요건을 갖추게 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